“자이툰 철군, 내년이 아니라 지금이다!”
파병반대국민행동 자이툰 철군 위한 반전평화 집회 개최
서정환 기자
영하를 밑도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약 400여명의 ‘파병반대국민행동’소속단체 회원들은 3일 오후 2시, 종각 앞에 모여 “자이툰 부대 즉각 철수”, “레바논 파병 반대”,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 등 반전ㆍ평화의 내용을 담은 집회를 개최했다.
미국 여당인 공화당의 중간선거 참패와 이라크 전쟁의 수장인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퇴임, 국내 여당 의원들의 자이툰 부대 철군계획 제출 요구 등 국내외 이라크 전쟁과 파병 주도 세력은 그야말로 ‘기우뚱’하고 있는 상태.
그 가운데 열린 반전평화 집회는 자이툰 부대의 조속한 철군 여론을 굳히고, ‘레바논에 특전사 400명 추가 파병’으로 한국이 또다시 전쟁에 휘말려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파병반대공동행동의 정책사업을 담당하는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성탄절을 앞두고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 대신 십자가 위에서 죽은 기독교의 ‘예수’ 처럼, 이라크에서 무려 65만 명의 민간인이 희생됨으로써 미국과 한국은 이제야 조금씩 이라크 전쟁에 ‘회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와 자이툰 부대 철군을 요구하는 압도적인 국내 여론을 상기시켰다.
그는 또 “우리는 이라크의 민주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제국주의의 야욕에서 비롯된 이 전쟁에서 이라크 민중의 희생 위에 뭔가 댓가를 얻으려 했음을 인정해야 하며, 그렇다면 남은 선택은 즉각적인 자이툰 부대 철군 뿐”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에 레바논을 방문한 반전ㆍ반자본 운동단체 ‘다함께’의 김광일 운영위원은 “이라크전에서 자기 이익을 다 챙기지 못한 프랑스 처럼, 한국 정부도 ‘떡고물’을 더 얻기 위해 최근 레바논 파병을 시도하고 있다”며 “그러나 부시와 미국, 한국 정부가 전쟁을 그치지 않는 한, 우리의 투쟁도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운영위원은 자이툰 부대 파병 연장안을 놓고 당내 이견을 보이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진흙탕에서 개싸움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이라크 파병을 처음 결정하고 근래에는 비정규악법을 통과시킨 ‘정치신용불량자’인 그들과 틈만 나면 ‘대통령 못 해 먹겠다’는 노무현 정권이 그 어떤 결정(2007년 이라크 임무 종료 등)을 내리더라도 우리의 요구는 ‘자이툰 부대 즉각 철군’”이라고 못 박았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도 “이라크전이 얼마나 위선적이고 탐욕적인지 세상 모두가 다 아는데, 우리는 자이툰부대 철군이라는 당연한 것을 요구하기 위해 이렇게 추운 날씨에 모였다”며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고 대추리에 전쟁기지를 만들고, 한미FTA를 체결하고, 비정규악법을 통과시킨 그들이 이 시대를 ‘반동’을 되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또 “‘대추리 전쟁’과 ‘한미FTA 저지’, ‘노동권 쟁취 투쟁’ 등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제 시작이며 이제 우리는 ‘다시 싸울 것인가’ 아니면 ‘얻어 맞을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외의 많은 연설과 추위에 떨어져 나갈것 같은 손가락으로 기타를 치며 열창한 노래패 ‘우리나라’의 공연에 뜨거운 화답을 보내준 참가자들은 청계광장까지 행진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퍼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