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는 내 제안 경청할 것으로 확신”
2006-12-06 오전 11:03:57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내정자가 “미국은 이라크에서 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5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나왔다.
내년 1월 새로 구성되는 상원 군사위원장으로 예정된 칼 레빈 민주당 의원이 “미국은 이라크에서 이기고 있느냐”고 묻자 게이츠는 “아닙니다”고 답변했다.
<AP> 통신은 “게이츠의 답변은 지난 10월25일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이 같은 질문에 대해 ‘물론,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한 발언과 대립된다”고 지적했다.
▲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가 5일 상원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그는 또 “이라크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은 이미 나와 있으며, 부시 대통령은 새로운 전략에 대한 나의 제안을 경청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에게 자신의 직책을 걸고 직언을 서슴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이같은 답변에 만족한듯 군사위원회는 24-0 만장일치로 그의 임명을 인준해, 이번 주 내 개최될 상원 전체표결에서도 무난히 인준될 전망이다.
<AP>는 “5시간에 걸친 청문회 뒤 군사위원회가 신속하게 만장일치로 인준해준 것은 많은 의원들이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이라크 전략을 고수해 온 도널드 럼즈펠드를 얼마나 교체하길 원했는지 보여주었다”고 전했다.
레빈 의원은 “게이츠의 답변과 답변의 어조에서 진정성이 느껴졌으며, 이라크 전략 수정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찬성표를 던진 이유를 말했다.
게이츠는 점심 휴식시간 뒤 속개된 청문회에서 “이라크에서 지고 있다”는 오전의 답변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나의발언이 이라크 주둔 미군이 성공적인 임무수행을 못하고 있다고 내가 판단하는 것으로 오해받지 않길 바란다”면서 “우리 군은 전투에서 이기고 있으나, 솔직하게 말해서 이라크의 안정과 정치적 진전 등 다른 분야에서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이라크에 오랫 동안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그러나 이라크 주둔 미군 규모는 지금보다훨씬 적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철군 시한을 정하는 것이 미국의 약점을 보이는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라크 저항세력들에게 언제까지 기다리면 되는지 알려주는 행위”라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또다른 현안들에 대한 게이츠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이라크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커져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라크를 안정시키기 위해 이란,시리아와 직접 대화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을 증원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 봐야 한다.
-아프가니스탄에 미군 또는 동맹군을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
그는 또 이라크의 정파 분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집권 시아파가 소수파인 수니파와 쿠르드족과 권력과 국가 자산을 공유하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이라크는 쪼개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머지 않아 이란과 같은 적대적인 정권이 들어서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