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싸움, 진실을 다해야죠.”
‘자이툰부대 즉각 철군 및 레바논 파병 반대’ 집회 열려
이윤원 기자 sisyphus@jinbo.net / 2006년12월16일 19시05분
12월 16일, 세밑의 분위기를 풍기는 토요일 오후의 거리에서 한해가 저물도록 끝나지 않은 싸움이 이어지고 있었다. 정부가 지난 12일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레바논 파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 이에 학생, 정당, 사회단체 등 30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 종로 보신각 앞에서 ‘자이툰부대 즉각 철군과 레바논 파병 반대를 위한 반전행동’ 집회를 열었다.
행사를 주최한 파병반대국민행동의 김광일 기획단원은 연설대에 올라 “파병을 주도하는 열린우리당이나 그에 반대하는 한나라당이나 실상 서로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비핵, 반전, 평화’는 ‘미국 핵만 빼고 비핵, 부시의 이라크 전쟁 규탄 분위기 반전, 백악관의 영원한 평화’를 말한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함성과 박수를 받았다.
이어 발언한 백남순 보건의료단체연합 반전평화팀장은 “이라크에 있는 한 의사로부터 전기가 없어 수술실에서 촛불을 켜고 수술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며 “정부는 학살을 자행하는 쿠르드 비밀경찰을 지원할 것이 아니라 이라크 민중에게 전기와 의약품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는 본격적으로 추워진다는 일기예보 탓인지 어느 때보다 바람이 쌀쌀했다. 손을 비비며 입김을 호호 불거나 언 몸을 녹이려고 자리에 일어나 제자리걸음을 하는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자이툰부대 철수하라”, “파병연장동의안 부결하라”, “레바논파병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추위를 이겨냈다.
\’이라크에 필요한 것은 군대가 아니라 의약품\’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캡슐 모양의 의상을 입은 참가자.
한 참가자가 자이툰부대 철군을 촉구하며 재치있는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새해에는 자이툰병사와 떡국 먹자”
연대발언을 한 지은 경계를넘어 활동가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사망자 수가 65만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13일부터 65시간 릴레이 평화행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무현정권이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과 민중의 평화적 생존권을 짓밟고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 지은 활동가는 “지금 우리에게 평화는 투쟁일 뿐”이라며 “해를 넘어 투쟁을 이어나가자”고 외쳤다.
이라크전이 일어났던 2003년부터 반전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정희 성신여대 부총학생회장은 “지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옳은 일을 위해 싸우는 것이고 또 전쟁과 파병을 반드시 막아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사람들이 스스로 나서서 모여드는 것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정희 부총학생회장이 웃으며 덧붙인 한마디, “진실을 다하는 수밖에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