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파병연장설에 따른 논평

허구로 드러난 이라크 파병연장 논리, 언제까지 되풀이할 셈인가
자이툰 철군하면 경제적 실익보장 못받아? 수년간 파병 실익없었음을 반증하는 것
파병연장은 경제적 실익도 평화재건도 아닌 미군점령 지원용일뿐
국방부는 하루속히 자이툰 임무종결계획 제시해야
평화군축센터 2007-05-31

자이툰 부대의 임무종료계획 제출을 앞두고 군 당국이 파병연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파병연장에 대한 내부 논의나 협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국방연구원(KIDA)의 파병연장 제안에 대해 김장수 국방부 장관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며, 이미 군 당국이 파병연장을 잠정적으로 결정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토록 우려했던 대로 군 당국이 이제는 경제적 논리를 앞세워 파병연장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군 당국은 언제까지 허구로 드러난 파병연장 논리를 되풀이하면서 국민들을 기만할 셈인가. 국방연구원 관계자들은 자이툰 부대가 연말에 철수할 경우 이라크 석유채굴권 확보와 전후 복구사업에 한국기업들의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자이툰 부대가 내년에도 주둔해야 쿠르드 자치정부의 유전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자이툰 부대 파병이 경제적 실익을 가져다 줄 것처럼 거짓주장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리어 자이툰이 철군하면 경제적 실익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주장은 수년 동안의 자이툰 부대의 주둔이 아무런 실익을 주지 못했음을 반증해주는 것이다. 또한 군대를 파견하지 않고도 이라크에 진출하여 경제적 이권을 추구하고 있는 국가들의 사례를 보더라도 자이툰이 주둔해야 경제적 실익을 보장받는다는 일각의 주장은 그 자체로 타당하지 않다.

정부가 한국군 이라크 파병과 파병연장을 추진하며 내세웠던 대부분의 논리들은 사실상 파탄난 지 오래이다. 한국군 파병으로 엄청난 경제적 특수를 누릴 것이라는 파병효과 역시 거짓으로 드러났다. 미군 점령 하에서 분열과 반목이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 상황에서 아르빌 지역의 평화나 재건을 명분 삼는 것도 한계가 있다. 더욱이 최근 미군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안 상태가 양호한 아르빌 지역의 치안관할권을 이라크 정부에 이양하기로 결정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파병연장을 기도한다면 그것은 이라크의 평화재건이나 경제적 실익이 목적이 아니라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미군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는 미국이 한국군의 파병연장을 요구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더 이상 정부는 미군의 이라크 점령을 지원하기 위한 파병연장을 기도해서는 안된다. 또한 그것을 경제적 이권을 보장받기 위한 것인양 호도하거나 포장해서도 안 될 일이다. 지난 수년간 명분도 실익도 없는 파병을 지속했으면서도 자이툰이 철군하면 경제적 실익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식의 주장을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지금 군 당국이 해야 할 일은 파병연장을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자이툰을 조속히 철수시키는 일이다. 그리고 국민들과 국회에 약속했던 대로 자이툰 부대의 임무종료계획을 하루속히 제출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