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주둔예정 레바논 남부서 유엔군 겨냥 테러
6명 사망 2명 중상…한국군 ‘비상’
프레시안 2007-06-25
레바논 남부 도시인 마르자윤과 키얌 사이에서 24일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차량에 폭탄이 터져 UNIFIL 소속 스페인과 콜롬비아 병사가 3명씩 모두 6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알 자지라>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날 폭발이 유엔군을 노린 공격으로 드러남에 따라 내달 UNIFIL에 350명의 병력을 파견하는 한국군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 이후 최대 공격
호세 안토니오 알론소 스페인 국방장관은 이날 “테러 공격”에 의해 병사들이 사망했다며 폭발물이 차량폭탄이거나 원격조종에 의한 폭발장치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알 자지라>는 레바논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이 폭발이 자살폭탄 공격일 가능성이 크다며 두 대의 UNIFIL 차량이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도 폭발 현장에 유해가 들어 있는 망가진 승용차 1대가 있었다며 자살폭탄 공격일 확률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폭발물이 터지면서 UNIFIL 차량 한 대에 실려 있던 탄약도 함께 폭발했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 공격이 어느 단체의 소행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헤즈볼라는 이번 폭발을 유엔군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레바논의 안정을 해치려는 세력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고 <알-마나르> TV가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레바논 병사들이 레바논 북부 도시인 트리폴리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7명의 이슬람 민병대원을 살해한 뒤 몇 시간만에 이번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며 최근 레바논군과 싸워 온 민병대인 파타 알-이슬람의 소행일 수 있음을 암시했다.
파타 알-이슬람은 지난 2일 UNIFIL 소속인 독일 해군이 레바논 군을 도와 자신들의 근거지인 나흐르 알-바리드 난민촌에 포격을 가했다고 비난했으며, 그로부터 며칠 뒤 UNIFIL 병사들이 자주 찾는 티르 지역의 해변에서 소형 폭탄이 발견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알 자지라>는 레바논 사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파타 알-이슬람 병사들이 유엔 평화유지군을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했다고 전했다.
한국군 동명부대 본대 내달 19일 출발
이스라엘 국경에서 가까운 키얌 주변 지역은 지난해 7∼8월 레바논을 침공한 이스라엘 군과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 간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던 곳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교전 이후 벌어진 최초의 테러 사건이며 UNIFIL에 가장 큰 인명피해를 안긴 사건이 됐다.
1978년부터 이스라엘과 접경한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평화유지 임무를 수행 중인 UNIFIL은 작년의 전쟁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휴전 결의에 따라 소속 병력을 애초의 2000명 수준에서 1만3000명 규모로 늘렸다. 스페인은 30개국이 참여한 UNIFIL에 1100여 명의 병력을 지원했다.
한국은 유엔의 요청에 따라 내달 350명의 UNIFIL 병력을 남서쪽 티르 지역에 파견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이 난 마르자윤은 동북 지역이고 티르는 서부의 항구지만 이스라엘과 접한 같은 남부 지역이라는 점에서 한국군의 안전도 장담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과 현지를 다녀온 평화운동가들은 한국군 자이툰 부대가 파견돼 있는 이라크 북부 아르빌보다 레바논이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최근 레바논군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 팔레스타인 난민촌 내의 민병조직인 파타 알-이슬람을 무자비하게 소탕하면서 레바논의 안정을 해치려는 저항세력이 커져 레바논 전역이 불안정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레바논 파병을 목적으로 지난 21일 창설된 한국군 ‘동명(東明)부대’는 특전사 장병들을 주축으로 보병과 이를 지원하는 공병, 통신, 의무, 수송, 정비 등 350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11일부터 특전교육단에서 파병교육을 받아 온 이들 평화유지단 가운데 100명 이내의 선발대는 다음달 4일, 본대는 19일 각각 파병길에 오를 예정이다. 군은 파병장병들이 현지에서 운영할 장비와 물자(장갑차 등 차량 54대, 컨테이너 32개동)를 이미 선적해 해상으로 운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