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전 미 대사 존 볼튼, 미국은 ‘이란 공격해야 한다’

UN 전 미 대사 존 볼튼, 미국은 ‘이란 공격해야 한다’

칼림 오마르(Kaleem Omar)

조지 부시 미 대통령 행정부 건물을 오간 모든 신뢰하기 어려운 직원들 가운데 가장 심한 인물 중 하나가 존 볼튼이다. 최근까지 유엔 주재 미 대사로 있었던 그는 현재까지도 백악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존 볼튼이 가지고 있는 남부 백인 계열의 사고방식은 국제 관계에서 ‘손 좀 봐 주자’는 원칙을 좇는 것 같다. 그는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완전히 불법이고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침략에 대해 강력히 지지하는 입장으로서, 이제 이와 똑같은 매파적 방침을 이란에 대해서도 주장하고 있다.

존 볼튼은 이러한 생각을 직접 드러내어, 미국이 ‘이란에게 폭격 맞기 전에 먼저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지(紙)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연합이 이란에 대해 ‘좀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며, 또한 이란의 핵 농축 프로그램 중지를 위한 유럽 연합의 외교적 노력이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핵 농축 기술을 이미 분명히 습득했다’며, ‘그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으며 우리는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유감스럽지만’ 이제 경제 제재를 할 때이며, 뒤이어 ‘신정주의 정권’을 추방하고, 최종적으로는 핵 보유지 파괴를 위한 군사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결론적으로 판명됐다. 그들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가 압력의 수위를 크게 높여야 한다.”

그는 또한 이 문제에 관해 경고하듯 덧붙였다. “우리가 다른 나라들을 우리에게 동참하도록 충분히 설득하지 못할 경우, 우리는 반대 세력 등을 지원함으로써 정권 교체에 힘써야 한다. 그럴 때에만 이란 정부가 핵무기를 계속해서 개발하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다른 모든 방법이 실패하여, 이란의 핵 보유와 무력 사용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우리가 무력 사용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편, 이란은 자국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 핵무기 제조를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거듭 부인한 바 있다.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건설 중인 원자력 발전소에 쓰일 연료 생산에 목표를 두었다는 것이다.

국제 원자력 기구(IAEA)가 이란의 주요 핵 시설에 관해 나탄즈(Natanz) 지역에서 행한 조사에 따르면 이란 과학자들이 ’1,312대의 원심 분리기’(우라늄 농축에 쓰이는 장치)를 가동 중이었다고 한다. 이란이 3,000대의 원심 분리기를 설치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하나의 핵 폭탄’에 쓰일 무기 수준의 우라늄을 충분히 생산하는 데에는 약 ’1년’이 걸리게 된다.

그러나 IAEA의 조사에서는 이란이 현재까지 핵 발전소에 필요한 4퍼센트의 순도까지만 우라늄을 농축하는 데에 간신히 성공했음이 밝혀졌다. 이것은 다시 말해 이란이 무기 수준의 우라늄을 생산하는 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뜻한다. 무기 수준의 우라늄 생산을 위해서는 순도 84퍼센트 이상이 갖추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란 입장에서는, 자국이 핵무기 개발 의도가 전혀 없으며 전적으로 평화적인 핵 프로그램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IAEA와 미국은 양측 어느 쪽도 이스라엘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전혀 우려를 표한 적이 없다. 이스라엘은 1960년대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해 왔으며 현재는 400기 이상의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든 종류의 미사일과 항공기 도달 체계도  갖추고 있다.

이스라엘은 중동 지역에서 유일한 핵 보유국이다. 2003년 1월 시리아가 중동 지역 핵 폐기를 요구했을 때 미국은 묵묵부답이었다. 이는 미 정부의 오랜 관습인 위선적인 이중 잣대의 전형적인 반응이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지워’ 버리겠다고 여러 차례 공약한 것으로 알려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사석에서 ’21세기의 아돌프 히틀러’라고 부른다.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존재할 권리는 있을지 모르지만 팔레스타인인에게서 훔친 땅에 존재할 권리가 없음은 명백하다. 나치 독일이 유대인에 저지른 만행의 대가를 왜 팔레스타인인들이 치러야 하는가?  

1917년 영국에서의 밸푸어 선언 당시, 현 이스라엘 영토의 인구는 90퍼센트가 팔레스타인인이고 유대인은 단 10퍼센트였다. 예루살렘의 인구는 절반이 팔레스타인인이고 나머지 절반이 유대인이었다.

밸푸어 선언 이후 및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대인의 팔레스타인 이주가 모두 이루어진 후에도,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전날까지도 그곳에는 유대인 60만명에 비해 훨씬 많은 9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있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수도 없이 주장해 왔다. 그러나 만일 1948년에 민주주의 원칙이 지켜지고 그곳에서 그 영토의 미래 지위를 결정하기 위해 공정한 국민 투표가 이루어졌더라면, 인구의 과반수가 – 아마9대 6 정도의 비율로 – 그 지역을 팔레스타인 국가로 만드는 데 찬성하는 투표를 했을 것이다.

존 볼튼은 아직까지 딕 체니 미 부통령(또 다른 부시 정부의 매파로서 열렬한 이스라엘 지지자)의 측근으로 남아 있다. 볼튼은 데일리 텔레그래프 지와의 인터뷰에서 – 부시 대통령처럼 –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위협을 가했다며 그를 ’21세기 히틀러’에 빗대었다.

볼튼은 이렇게 말했다. “이란인들이 핵 폭탄 추구 또는 무력 사용을 계속하기를 선택한다면, 그들은 독일 라인 지역으로 들어가는 히틀러의 행진 대열에 있는 것이다. 그들을 막지 못하면, 미래는  히틀러의 손에 달리게 된다. 이것은 그들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래의 결정이 우리가 아닌 이란의 손에 달려 있는 것과 똑같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중동 지역에서 지금까지 침략을 행사해 온 국가는 바로 이스라엘로서, 이들은 1967년 아랍-이스라엘 전쟁 때부터 줄곧 아랍 영토들 – 요르단 강 서안 지구, 가자 지구, 예루살렘, 시리아의 골란 고원 등 – 을 불법 점령해 왔다. 게다가 1967년 전쟁 또한 아랍 국가가 아닌 이스라엘 자신이 일으킨 전쟁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존 볼튼은 데일리 텔레그래프 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이 불리한 점도 많고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인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석유 가격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나탄즈에서 그들의 핵 농축 능력을 약화시키더라도 그들이 그 능력을 우리가 모르는 다른 곳에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볼튼은 군사 공격이 단지 경제 제재와 대중 혁명 선동 시도가 실패한 이후에나 가능할 ‘최후의 선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무력 사용 위험이 이란의 핵 보유를 ‘묵인해 주는’ 위험보다 적을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란이 핵을 보유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라. 이란이 그 주변 지역 전체에 가질 영향력을 상상해 보라.”

이는 미국식 이중 잣대의 전형적인 예이다. 볼튼의 사고 방식으로는, 외부 권력인 미국이 그 지역 전체에 영향력을 가지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으나, 이란이 그와 같은 영향력을 가지는 것은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이란은 핵확산 금지 조약(NPT)의 가맹국이다. 미국은 이란의 농축 프로그램이 이 조약을 위반한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얄궂은 것은 미국 자체가 핵확산 금지 조약을 본질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조약에는 무엇보다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다. “조약당사국은 조속한 일자내에 핵무기 경쟁중지 및 핵군비 축소를 위한 효과적 조치에 관한 교섭과 엄격하고 효과적인 국제적 통제하의 일반적 및 완전한 군축에 관한 조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성실히 추구하기로 약속한다.”

핵확산 금지 조약의 가맹국으로서 미국은 이 조약의 조항을 지킬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미국은 조항들을 계속해서 무시하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수많은 핵무기 – 만 이천 기 이상의 원자 및 수소 폭탄과 미사일 탄두 -를 보유하고 있다. 전 인류를 몇 차례나 살상할 수 있는 양이다. 또한 ‘일반적 및 완전한 군축’을 추구하는 것과는 달리, 미국 부시 정부는 2007년 군비 지출을 5천억 달러(500조원 – 역주)까지 끌어올려 전세계 군비 지출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메릴랜드 대학 세계 안보 및 군축에 관한 프로그램 사무국장인 나탈리 골딩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부시 행정부는 다른 국가들의 핵 확산을 비판하면서 그 자신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는 위선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장차 또 다른 핵무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 일은 국가 안보상 최우선으로 중대한 일이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새로운 핵무기 프로그램(예를 들면 벙커버스터-특수 관통형 폭탄-, 미니뉴크-소형 핵탄두 등)을 수행하고 핵 실험 재개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스스로의 신용도를 깎아내렸다.”
이중 잣대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