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에 함께 하자
정운용(인의협 부경지회 대표)
8.15민족공동행사를 부산에서 열기위해서 부산의 6.15남측위원회 부산본부를 비롯한 통일운동 일꾼들은 많은 준비를 하였다.
부산지역에서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몇 년째 평양과 광주, 인천에서 열리던 민족공동행사가 남, 북, 해외의 통일운동세력 중심의 행사로 치러지고, 시민들까지 참여하는 대중적인 행사가 되지 못했던 것에 주목하였다. 그래서 부산시민 2만명이 참가하는 행사를 열어서 명실상부하게 전민족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자고, 그래서 남측 통일운동에 귀중한 모범을 만들어 부산의 일군들이 민족의 통일에 힘있게 기여하자고 결의하였다.
민족공동행사를 성대하게 열기위한 활동을 부산의 모든 통일운동 활동가들이 참가하여 매일 밤 10시까지 진행하였다. 보건의료인들의 직업특성상 부분적으로 참여하였지만 그래도 가능한 사람들은 적극 대시민 선전전에 결합하여 활동하였다. 특히 그동안 큰 힘을 내지 못했던 청년학생들이 대단히 열정적으로 참가하여 집단적 결의를 높이고 실천하였다. 학생들은 단체로 합숙을 하면서 밤잠을 자지 않고 시민들을 만나고 활동하겠다는 결의를 제출하고 실제 합숙에 들어간 지 이틀만에 분산개최가 결정되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부산지역의 통일운동 활동가들로서는 참으로 아쉬운 마음이었다.
부산지역에서 민족공동행사 유치에 대해 토론하고 결정하는 과정에 6.15남측위원회의 현황과 향후 방향에 대한 토론도 있었고, BDA문제가 해결된 현시점에서 한반도 통일정세에 대한 강연 등이 있었는데 이것들은 다 8,15민족공동행사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와 관련해서 중요한 것들이었다.
모두가 다 알듯이 6.15남측위원회는 통일운동진영과 시민단체, 종교계 등 구성이 다양하고 또한 민족통일에 대한 입장이나 태도도 다양하다. 그래서 중요한 내용을 결정하는데서 모두가 동의하는 선에서 결정하고 공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고 논의와 실천에서 민주적이어야 하는데, 여기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문제가 계속 있었는데 최악의 행태가 지난 6월 평양에서 있었던 6.15행사에서 나타난 것이다. 전쟁불사를 외치는 한나라당의 국회의원을 통일행사의 주석단에 앉히는 것이 민족통일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가. 그것도 남측위원회 간부들도 모르게, 행사주최측도 모르게….!
6.15남측위원회는 6.15공동선언 실천을 남북해외가 함께 하기 위해 만든 조직인만큼 6.15공동선언실천의 기치를 분명히 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정리되지 않으면 안되는 단계가 되었다.
북에서 분산개최를 요청한 이유가 주요하게 들었던 것이 총련계 인사들과 국가보안법상 입국금지된 북미 통일인사들의 입국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과 한미군사훈련 문제였다. 다 알듯이 한미연합 전쟁훈련은 북침훈련이다. 그것도 해마다 해오는 훈련이다. 앞으로도 계속할 것인가?
북한핵문제로 촉발된 한반도 군사긴장과 대결상태는 6자회담 및 북미양자회담을 통해 동북아시아의 정치군사체제 재편문제로 되었다. BDA문제가 해결되면서 북미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올라섰다.
이제까지는 북이 일단 승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북은 주한미군을 철거하여 한반도의 전쟁가능성을 결정적으로 제거하고 북의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민족통일에 결정적인 국면을 만드는 것을 한반도의 평화로 보고 있는 것으로 통일없이는 평화없다는 것이다.
북의 강력한 공세에 밀린 미국의 의도는 다르다. 주한미군은 신속기동군으로 재편하고, 한국에서는 MD체제의 완성을 다그치는 통일없는 평화체제를 의도하는 것이다.
민족 통일의 한축인 우리 남측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한반도 평화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전쟁없는 평화, 주한미군이 없는 평화, 통일하는 평화를 중점에 두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우리 인의협은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병원지원사업, 결핵퇴치사업 지원 등 다양한 인도적 대북지원활동을 펼쳐왔다. 인의협에서 수행해온 사업들은 그야말로 인의협이 아니라면 누구도 하기 어려운 귀중한 사업이었다. 나는 이런 사업들이야말로 보건의료인의 특성에 맞게 민족의 평화통일에 크게 기여해온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인도적 대북지원사업에서 쌓은 귀중한 경험과 성과는 앞으로 민족의 통일을 위한 보건의료인들간의 자주적 교류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고 믿는다.
지금 시기 한반도정세를 깊이있게 연구하고 통일운동의 집중점과 방향을 잘 잡는 것이 특히 중요한 시기이다. 지금 시기가 특별히 중요한 것은 한반도평화체제, 나아가 동북아평화체제가 향후 2-3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결정될 시기라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 보건의료인들도 예리하게 정세를 관찰하면서 평화통일에 기여하자.
* 이글은 인의협 [뉴스레터 38호]에 정운용 선생님이 기고하실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