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방송된 〈KTV 특집 인터뷰 다큐멘터리 / 대통령, 참여정부를 말하다〉를 통해 밝힌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전문 중
이라크 파병, 불가피한 선택
이라크 파병의 문제는 이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 생각해 보아도 대통령을 맡은 사람으로서는 회피할 수 없는, 어떠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역사에 오류를 기록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기록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부득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그런 경우가 있구나.’ 그런 것을 새삼 느끼면서 ‘아, 대통령 자리가 참 어렵고 무겁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절실했던 것은 미국 국민과의 신뢰
만일 이라크 파병을 하지 않았더라면 미국 국민들이 아마 상당한 배신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것은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한미관계를 지금과는 다른 관계로 발전시켜야 하는 것은 분명한 방향이지만, 그러나 하루아침에 한미 간의 관계가 서로 등을 진다든지, 갈라진다든지, 이렇게 급격하게 전환하려고 하면 그런 변화는 좋은 일이 아닙니다. 국제무대에서 우리가 미국의 힘을 빌려야 될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보내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 당시 파병은 아주 효율적인 외교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 당시 한국 보수진영은 적어도 1만 명 이상을 전투병으로 보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아주 일반적이었습니다. 청와대 안에서는 예를 들면 ‘1만 명은 보내야 한다. 1,000명이면 된다’ 이렇게 생각이 두 쪽으로 갈렸습니다. 결국 파병 반대를 하지 않고, 미국하고 계속 협상을 해서 결국 3,000명, 전투병인데 비전투 임무로 마무리 짓고, 미국으로부터 대단히 감사하다는 그런 인사를 듣지 않았습니까.
지렛대 역할한 자이툰 부대
그 이후 한미관계에서 여러 가지 현안들을 처리해 갈 때마다 자이툰 부대가 정서적으로 큰 지렛대 노릇을 계속했습니다. 미국이 핵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남북관계를 병행해 갈 때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자기들이 그냥 앞질러서 해버리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 수도 있잖습니까?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한미 양국은 서로 현안이 됐던 모든 문제를 다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필요한 만큼의 우호관계 역시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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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인줄 알면서도 어쩔수 없었다고 합니다. 미국민들이 배긴삼을 느낄까봐 그랬다고 합니다. 한미관계 현안 처리에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었다고도 합니다.
미국민의 대다수가 이라크 전쟁이 잘못된 전쟁이었다고 생각하며 절반이상이 미군의 즉각 철군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파병 결정 당시, 이라크 인들의 절규가 있었고, 김선일 씨의 절규를 있었습니다. 또 반전평화를 염원하는 촛불이 연일 밝혀졌고, 1만명 이상의 사람들 파병연장을 외치며 국회 앞에 모여들었습니다.
대통령은 누구와의 신뢰를 지키고 누구를 배신한 것입니다.
파병 이후 한미관계는 더욱 공고히 되었으나, 미국의 대북압박은 계속됐고 북핵위기 사태로까지 치달었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관계의 일시적 진전 역시 파병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이라크 수렁에 더욱 깊숙히 빠져들었기 때문입니다.
남에 나라를 피바다로 만들며 제국주의에 부역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바란다는 것은 올바르지도 가능치도 않는 일입니다.
역사에 오류로 기억되길 두려워 않는 대통령에 맞서 올라른 역사를 남기기 위해 모두가 나섭시다.
파병 재연장 시도, 올해에는 꼭 막아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