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의 나아갈 방향

◈한국 공공병원은 ‘애물단지’

중국 공공병원이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대개혁을 하고 있는 사이 국내 공공병원은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별다른 변화의 움직임을 찾을 수 없다.

2002년 전국 지방공사 의료원 경영 실적 분석에 따르면, 전체 33개 의료원의 한해 적자액은 410억원으로 나타났다. 1개 의료원당 평균 적자 규모가 12억여원에 달하며, 이를 매년 지방자치단체 지원금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당시 지방공사 남원의료원은 30억여원의 적자를 냈다.

현재 의료원의 적자폭은 대략 매출액의 10% 선이다. 즉 100억원 매출이 나면 10억원의 적자가 생기는 것이다. 경기도 이천의료원은 만성적자로 직원 월급도 지급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의정부의료원 윤배중 원장은 “공적 기능을 수행하라면서 수익도 내라니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중국처럼 조인트 벤처 형태로 민간자본을 들여와 병원을 바꾸는 것도 ‘병원=비영리’로 규정된 국내 의료법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비교적 경영 효율이 좋다는 의정부의료원의 지난해 적자액은 16억원으로 파악된다.

그렇다고 의료원들이 저소득층 진료나 치매 등 특수질환 진료 등 사회 안전망 차원의 공공의료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박윤형 순천향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공공병원들이 어정쩡하게 민간병원 진료행태를 따라하고 있다”며 “경영 수익을 내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공공의료에만 치중하도록 확실히 지원해주는 것이 더 나을 듯싶다”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