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는 천막을 거두게 하라’
25일째 촛불문화제, ‘여의도 천막촌’ 8개 단체와 함께
[통일뉴스] 이강호 기자 2004-11-26
▶26일 25번째를 맞는 촛불문화제는 민주개혁을 요구하며 여의도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8개 단체와 함께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기자]
26일 저녁 7시, 25번째를 맞이하는 국가보안법 폐지 촛불문화제는 우리 사회의 민주개혁을 요구하며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는 8개 단체와 함께 진행됐다.
현재 ‘여의도 천막촌’에는 12개 동에 ‘사립학교법민주적개정을위한국민운동본부’,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국보연대), ‘장애인등의이동보장법률제정과장애인교육예산확보를위한공동농성단’(장애인이동권연대), ‘비정규노동법개악저지와노동기본권쟁취를위한공동대책위’, ‘민주개혁3대입법제개정쟁취를위한언론개혁국민행동’, ‘미군기지확장반대팽성대책위’(팽성대책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료연대회의’, ‘군의문사가족연대’가 길게는 43일째 짧게는 5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17대 국회여 빨리 천막을 거두게 하라’는 이름으로 8개 단체 관계자와 시민, 학생 등 100여명이 참여했으며, 각 단체의 대표 발언이 이어졌다.
▶팽성대책위의 노란색 깃발과 가슴에 두른 미니 현수막.
[사진 - 통일뉴스 김도형 객원기자]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답게 참가자들은 두터운 외투로 완전무장을 했으며, 외투 밖에는 저마다의 요구를 홍보용 미니 현수막을 가슴에 둘렀다. 이중에서 국보연대의 ‘국가보안법 역사의 무덤 속으로’라고 적힌 미니 현수막과 팽성대책위의 ‘미군기지확장반대결사반대’라고 적힌 노란색 깃발이 특히 눈에 띄었다.
▶장애인 이동권 연대 박현 사무국장이 휠체어에 앉아 발언하고 있다.[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기자]
장애인이동권연대 박현 사무국장은 “지난 4년간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인 이동할 권리를 위해 싸웠지만 국회에서는 법률의 윤곽조차 잡히지 않았다”고 분개하며 각자의 요구사항을 위해 연대투쟁을 벌여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군의문사유가족연대 허영춘 상임의장은 “군의문사법이 과거사법에서 방기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투쟁하게 됐다”며 “우리의 자녀들이 마음놓고 군생활을 할 수 있는 투명한 군대”를 위해 군사인확인제도와 군사법제도 개혁을 아울러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팽성대책위 권혁범 위원은 “지금 평태에서는 미군기지 확장반대를 위해 아버님들이 87일째 촛불집회를 이어나가고 있다”며 “여기 모인 모든 단체들의 목표는 다를지라도 투쟁의 의지는 모두 똑같다”고 ‘천막촌 사람들’을 격려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김현식 정보통신국장은 자신이 교사로 재직했던 사립학교의 부패상을 이야기하며 “여러분들이 촛불을 들고 손에 손을 맞아 같이 싸우면 좋은 사회가 온다”고 말한 뒤, 교육 공공성이 확보된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국보연대 신건수 상황실장은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농성단의 지하철 모금활동으로 유인물 15만장, 포스터 1,500장을 배포하고 있다”고 국보연대의 활동 상황을 소개하고, 한나라당이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를 하는 입장에 대해 “한나라당이 무너지나 우리가 무너지나 두고 보자”며 결의를 높였다.
또한 신건수 상황실장이 국민농성장에서 25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한청, 한총련 학생들을 언급하자 참가자들은 뜨거운 함성과 박수로 이들을 격려했다.
▶오늘도 국회로 향하는 행진은 경찰에 의해 막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도형 객원기자]
참가 단체의 대표 발언이 끝난 뒤, 전국연합 노수희 공동의장이 낭독한 ’17대 국회에 보내는 글’에서 여의도에서 국민농성을 벌이고 있는 각 단체는 정쟁만을 일삼는 국회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모든 민주개혁 과제들을 초속히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촛불행사를 마치고 국회로 평화행진을 시도했으나 경찰이 제지하자 ‘민주개혁 쟁취하자’라는 구호와 함성을 지르고 ‘민중의 노래’를 부르며 민주개혁 완성에 대한 결의를 높였다.
한편, 여의도 국민농성장에는 이라크파병국민행동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서 추가로 천막을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모저모]
▶[사진 - 통일뉴스 김도형 객원기자]
▶단식 25일째를 맞은 한총련 무기한 단식농성단. [사진 - 통일뉴스 김도형 객원기자]
▶25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송현석 집행위원장이 모형감옥에서 촛불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기자]
▶국회를 향한 힘찬 함성. [사진 - 통일뉴스 김도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