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한다고?
어느 슬픈 영혼 있어
이 밤
이토록 섧게 울고 있느냐
어느 사무친
통곡의 영혼이기에
이토록 잠 못들게 흔들어 깨우느냐
요셉 이냐? 아부다비 냐?
아니 아니,
미제 폭탄에
꽃잎처럼 찢겨져 떨어진
너희 어린 영혼들이냐?
가지마라,
보내지 마라,
‘보내라’ 고 소리치지 말아라
가난이 대물림된다고,
‘그건 죄악’ 이라고
그 늬가 나불댄다더냐
침략을, 학살을,
그걸 도와 나서는 용병을 대물림 하는 것은
씻을 수 없는 죄악이다
참을 수 없는 치욕이다
30년 전,
듣기만 해도 치를 떨었던,
순결한 사이공의 흰옷을 발기발기 찢었던,
그 ‘따이한’ 의 더러운 이름을,
이제 저,
열사와 석유의 땅 이랔에서,
너희들의 아들 딸들에게
물려주지 말아라 더 이상은,
침략은 또다른 항전을
학살은 또다른 살육을
배반은 돌이킬 수 없는 증오를 낳나니…
하여,
침략과 식민의 용병은,
길가에 나뒹구는 한갓 더러운 휴지뭉치만도 못하나니…
그 땅 주인
이랔 원주민들이 원치 않으니…
생명줄 수 없나니
사랑줄 수 없나니
결코, 없나니…
엉클 샘이 부르면
억지미소 지으며 달려가는 슬픈 ‘easy man’ 이여!
부끄러운 우리의 가장이여!
아아 식민지 원주민의 후예
그 잘난 간수쟁이여, 못난 위정자여!
피를 먹고 자라는 악마의 엉클 샘이여!
가지마라, 단호하게!
보내지 마라, 당당하게!
‘보내라’ 협박하지 말라, 피의 제국 아메리카여!
더 이상은,
결코!
더 이상은…
* 미국의 이라크 침공 2주년을 맞이하여,
아무런 정당성도 명분도 없이
무고한 이라크 민중의 살육만 늘어가는 채
미국의 뱃속만 불려주는,
더러운 이라크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 위해,
조속한 미국 점령군의 철수와 한국군의 철수를
‘평화’ 와 ‘정의’ 의 이름으로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2003년 겨울에 썼던 글을 다시 옮깁니다.
3월 20일 3시 대학로에서
반전평화를 염원하는 대대적 집회 성사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