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살인진압, 폭력행정 주범 방용석 이사장 퇴진하라!
지난 9월 30일,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400여명의 노동자, 학생은 그간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진행된 하이텍알씨디코리아(이하 하이텍) 사태 해결을 위한 100일이 넘는 노숙농성과 목숨을 건 45일의 단식의 의미를 함께하고자 근로복지공단 개혁과 방용석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동조단식에 함께하였다. 더욱이 이 날은 근로복지공단이 그 역할과 임무를 바르게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국정감사가 예정되어 있는 날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공단 내/외부에 전투병력 배치를 요청하고, 하루종일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합법적인 집회와 단식을 진행하고 있던 노동자, 학생을 위협하기 시작하였다. 피눈물 어린 하이텍노동자의 외침을 외면하여 온 근로복지공단의 반노동자적 행태를 지켜봐왔던 전국의 노동자/민중이 민원인으로서 공공기관인 근로복지공단에 들어가 그 폭력행정의 부당함을 폭로하고 항의하려고 하자, 경찰과 공단의 무분별한 폭력이 공공연하게 자행되었다.
경찰은 공단 앞마당에 모인 100여명의 노동자와 학생을 토끼몰이하며 위협하다가, 선전물의 하나였던 깃발을 뒤로 빼면 연행하지 않고 공단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며 거짓약속으로 참여자들을 우롱하였고, 산재노동자에게까지 야만적인 폭력을 휘둘러 많은 참여자가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연행 중에 남성노동자만을 뽑아내어 1명씩 둘러싸고 4,5명의 무장경찰이 폭력을 행사하였고, 여경을 배치하지도 않은 채 일부 여성노동자들을 연행하고 농락핳는 만행을 저질렀다. 결국 62명의 연행자를 10여개 경찰서에 분산 수용하였다가, 연행자 중 한 명인 민주노총 쟁의부장 박선봉 동지를 구속하였다. 지난 8월 17일, 전국 노동자의 자발적인 항의와 참여를 특정인에게 뒤집어씌워 윤종선 동지를 구속한 데에 이어 또다시 자행된 어거지식 구속인 것이다.
이미 지난 8월 17일 금속연맹 주최의 합법집회에서 산재환자임에서 불구하고 한 치의 거리낌 없이 자행된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진압은 전 사회적인 우려와 분노를 낳은 바 있다. 100일 넘게 진행된 하이텍투쟁 그리고 전국 각 지역의 투쟁을 통하여, 경찰의 과도한 폭력과 근거없는 막무가내식 연행 및 수사는 만천하에 폭로되고 있다. 한편, 이러한 경찰의 비호 아래 자본의 앞잡이가 되어 병든 노동자의 목줄을 잡아죄는 근로복지공단의 만행은 여전히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사측의 악랄한 노조탄압과 조합원 차별/감시/폭행으로 인한 하이텍 노동자 13명의 투쟁은 이미 하이텍 노동자만의 투쟁이 아니다. 민원인 몰카감시, 과격집단민원대응지침, 요양업무관리규정 독소조항, 근골격계 직업병 인정기준 등 이미 자행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의 폭력행정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지경이며, 이미 이성을 잃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에 와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공적보험의 제대로 된 운영’이라는 본연의 역할과 책무를 철저하게 망각한 것이다.
건강하게 일하고 싶다, 일하다가 아프면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노동자의 기본적인 요구를 묵살한 채 노동자를 골병과 죽음으로 내모는 근로복지공단의 살인미수 행위를 우리는 투쟁으로 분쇄할 것이다. 생존이 걸린 노동자의 집단적 저항을 짓밟고자 하는 직무유기/노동자탄압의 주범 방용석 이사장을 끌어내리고 근로복지공단을 개혁해나가기 위한 보다 강고한 투쟁을 끈질기게 전개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살인진압 폭력연행 근로복지공단과 경찰은 공식사과하고 구속동지 석방하라!
폭력행정 남발하며 노동자 다 죽이는 방용석은 퇴진하라!
끈질긴 투쟁으로 노동자 건강권 쟁취하자!
2005. 10. 4.
하이텍알씨디코리아 조합원 감시와 차별로 인한 집단정신질환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