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반대행동, ‘반APEC투쟁’ 본격 선포

APEC반대행동, ‘반APEC투쟁’ 본격 선포

“APEC의 빈곤과 불평등, 전쟁과 세계화 맞서 단호한 투쟁할 것”

  

△APEC정상회의의 보안을 위한 벡스코의 철통경비를 뒤로 한 채 APEC반대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이 개최되고 있다. ⓒ김보성

  

△이미 고위관리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APEC정상회의장에는 경비병력이 한층 강화돼 모든 입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보성

  

  APEC반대 국민행동과 부산시민행동(이하 APEC반대행동)은 APEC정상회의 기간 첫날인 12일 오전 해운대 벡스코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반APEC투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음을 선포했다.

  

  또한 부산APEC정상회의에 대한 시민사회진영의 반대입장을 발표하고 APEC정상회의 기간 중 10만 범국민대회, 국제민중포럼, 영화제와 문화제 등 다양한 행사와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농민, 노동자 등 각 부문대표들의 입장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APEC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담은 펼침막을 들고 있는 참가자들. ⓒ김보성

  

  APEC은 미국의 세계화정책에 복종하는 기구

  

  기자회견문 낭독 전 모두 발언에서 APEC반대국민행동 오종렬 대표는 “APEC은 미국의 단일 세계화정책에 복종하는 기구일 따름”이라며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라는 미국을 앞세운 초국적 자본의 질서에 노동자들이 모두 죽어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APEC과 같은 세계화 기구를 통해 농민들은 수입개방으로 다 죽어나가고 이대로면 전체 90%가 넘는 국민대중이 몰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부산시민들이 미국조폭의 중간보스가 되어버린 21개국 정상들의 회의를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민주노동당 김석준 부산시당 위원장은 “현재 계엄상황을 방불케 하는 검문검색과 병력배치는 APEC회의가 진정 21개국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 아님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며 “APEC은 소수의 자본과 재벌을 위한 기구일 뿐이다”며 APEC의 성격을 못박았다. 그리고 그는 “전세계 민중들의 투쟁이 부산에서 진행될 예정”이라며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농민들도 쌀개방 국회비준안이 국회에서 16일 처리를 앞두고 농민들의 분노가 대단하다며 반APEC행동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남도연맹 제해식 부의장은 “농업문제는 국민생명의 문제임에도 APEC을 앞두고 쌀개방 비준안을 통과시키려한다”며 “이번 APEC에 모든 농민들이 부산으로 몰려와 APEC반대 투쟁을 벌일 것”임을 경고했다.

  

  

△APEC반대부산시민행동의 안하원 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김보성

  
  

  ”반APEC 시위에 한국의 모든 진보진영 역량 집중시킬 터”

  투쟁선포 기자회견문은 APEC반대부산시민행동 안하원 공동대표가 낭독했다.

  

  그는 “부산APEC에서 21개국 정상들이 모여 강자의 논리만 일방적으로 적용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며 “우리는 부산APEC의 빈곤과 불평등, 전쟁과 세계화에 맞서 단호한 투쟁에 임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부산APEC에서 논의되는 ‘WTO(세계자유무역기구)DDA(도하개발아젠다)진전방안’, ‘보고르 목표 중간점검 및 부산로드맵 채택’ 등의 의제들이 전 지구적 재앙을 불러 올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또한 “부산APEC을 계기로 테러방지법이 제정돼 인권침해와 권력의 감시가 일상화될 것이다”며 우려했다.

  

  그리고 “부산APEC회의에 맞서 노동자, 농민, 학생등의 모든 한국 진보진영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반세계화 시위를 대규모로 벌여나가겠다”는 반APEC진영의 입장을 밝혔다.

  

  18일 10만의 반세계화 시위대가 참여하는 범국민대회 개최

  

  기자회견이 진행된 12일 당일 오후 5시, 부산 센츄리 빌딩에서는 APEC반대 총력투쟁선포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리고 APEC반대행동진영에서는 18일 정상회의 첫째날 10만 범국민대회를 농민, 노동자, 학생, 빈민, 여성 등의 각부문대회를 시작으로 해운대로 진격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인다.

  

  또한 그 전날인 17일에는 서면에서 5천명 이상이 참여하는 전야제를 열고 19일에는 2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 16일과 17일에는 부산대학교에서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APEC, 그리고 민중의 대응’,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사회운동 과제’라는 주제로 부산국제민중포럼을 열고 아태지역의 반세계화 공동행동 계획을 담은 ‘부산민중선언문’을 채택할 계획이다.

  

  부산국제민중포럼에는 지난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WTO각료회의 반대시위를 주도했던 국제농민단체인 ‘비아캄페시나’와 최근 워싱턴 10만명의 반전집회를 개최한 미국의 반전단체 ‘ANSWER’. 일본의 반세계화단체인 ‘아탁재팬’, 홍콩민중동맹, 그리고 뉴질랜드, 인도, 남반구, 독일 등의 시민사회진영이 참여한다.

  

  12일 고위관리회의를 시작으로 부산APEC 공식일정 돌입

  

  한편 부산APEC이 12일 오전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고위관리회의를 시작으로 8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APEC 고위관리회의는 APEC정상회의에 참가하는 21개국의 최고실무책임자가 참석하는 회의로 회교통상 각료와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의제를 조율하는 작업을 한다.

  

  이 고위관리회의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무역과 투자자유화, 정상회의에서 채택되는 ‘WTO DDA 특별성명’의 문안을 협의하게 된다.

  

△17일부터는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해운대 일대의 전면차량통제가 진행된다. ⓒ김보성

  

  경찰 전국에 가장높은 비상근무 단계인 ‘갑호’발령

  

  현재 부산벡스코 일대는 철통경비로 신분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은 절대 출입할 수 없도록 검문검색이 진행되고 있으며 강제2부제와 차량통제가 시작됐다.

  

  그리고 서면일대를 비롯한 부산전역의 노점상 단속 및 철거를 진행한 상황이며 부산항만에는 경비정의 순찰이 강화되고, 십수대의 헬기 초계비행이 이뤄지는 등 육·해·공 경비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경찰력의 가장 높은 비상근무단계인 ‘갑(甲)호’를 발령, 전국지구대가 격일근무제로 바뀌고 경비경호인력 3만명 충원과 전국의 지하철과 기차역에 대형건물 등지에 2만명의 경비인력을 배치했다.

  

  지난 99년 시애틀에서 무산된 WTO각료회의처럼 부산의 반APEC 반세계화 시위대가 이번 부산APEC에 어떤 결과와 영향을 미치게 될지 12일을 시작으로 부산이 주목되고 있다.

민중의 소리. 김보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