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새누리당과 새정연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는 밀실야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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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만이 유일한 해법 -

 

 

지난 8월7일,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은 새누리당과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100일을 훌쩍 넘기도록 재보선 선거에만 매달리던 새정연이 돌연 전격 합의라고 들고온 것은 그동안 목이 터져라 유가족과 대책회의가 요구한 기소권과 수사권을 빼먹은 껍데기 합의에 불과한 것이었다.

 

6월 12일 박영선 원내대표는 국회연설에서 하반기 국회 첫 과제는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규명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두 달만에 진상규명의 최소한의 조건이었던 기소권, 수사권을 포기하고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이 350만을 넘어서고 과반수 국민여론이 수사권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주말이면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목소리를 높이는 크고 작은 촛불이 거리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목숨을 건 유가족들의 단식이 한 달을 넘기면서 지켜보는 국민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목숨을 건 단식에 대해 망언을 일삼은 인면수심의 여당 국회의원 때문에 지금 물과 소금마저 끊은 가족들 앞에 의료진들조차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겁한 합의를 들고 돌아와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한 말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정치인들의 말 속에 수 많은 거짓과 기만과 계산들이 들어있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치가 국민들이 기본적인 생명을 지키는 일에서조차 습관적인 수사를 늘어놓는 것에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교섭이라는 이름의 거래와 계산이 정치의 원리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제 입으로 지금 정치의 최우선 과제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라고 규정했던 자에게서 우리는 최소한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기대하고자 했다. 최소한의 인간된 예의도 지킬 수 없는 것인가?

 

300여명의 사망자와 실종자, 그리고 유가족들이 이 허망한 죽음의 이유를 알지 못해 망자는 구천을 떠돌고, 산자는 곡기를 끊고 정치가들의 구둣발 앞에 엎드려 통곡을 하고 있다. 눈을 뜨면 이것이 보이지 않는가. 어떻게 최소조차 지키지 않은 자의 입에서 최선이라는 말을 꺼낼 수 있는가.

 

당신들의 감언이설과 거짓 노력으로 유가족과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 통할 것이라고 절대 오산하지 말라. 광화문 광장에 걸린 ‘잊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약속은 절대 정치가의 가벼운 입술같은 수사가 아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가족의 가슴에는 피멍으로 남고 지지하는 국민들의 가슴에는 분노로 각인되는 사람의 도리로서의 약속이다.

 

새정연은 당장 밀실 합의를 폐기하라. 그리고 기소권과 수사권이 보장된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에 나서라. <끝>

 

2014.08.11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