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김영오님을 살리는 길은 조속히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다!

첨부파일 : [보도자료] 세월호 가족 의료지원 단체 긴급 공동 성명

- 세월호 가족 의료지원 단체 긴급 공동 성명 -

 

세월호참사의 희생자 중 한명인 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님은 오늘로 37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그는 주변 유가족들과 전 국민의 애정(哀情) 어린 만류에도 불구하고 유민양을 포함한 304명의 승객이 구조되지 못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통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단식을 지속하고 있다.

 

김영오님은 현재 의학적으로 영구적 손상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상태로 의료진은 이러한 의학적 소견을 여러 차례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바 있다. 김영오님은 7월 14일 단식을 시작할 당시 57kg였으나 현재 47kg으로 17%이상 감소한 상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몸 안의 체지방이 거의 소진되고 단백질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심각한 근력 약화와 기초대사량의 저하는 물론 면역체계 이상과 장기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단식을 중단하고 치료적 복식을 한다하더라도 저인산혈증이나 심부전, 호흡기부전 등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는 정치권 특히 청와대를 향하여 세월호특별법제정을 통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정신적 육체적인 한계상황을 넘어 초인적인 단식을 지속하는 김영오님의 고귀한 뜻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로부터 존중받아야 함을 믿는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한번 더 이상의 단식은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한계상황을 넘는 것으로 김영오님의 생명에 위해가 되거나 적어도 비가역적인 영구적 신체손상을 남기지 않을까하는 대단히 우려스런 판단과 함께 더 이상의 단식을 중단하고 세월호 특별법의 제정과 진상규명이라는 고귀한 뜻을 조금도 손상됨이 없이 관철하고자하는 다른 방도를 찾으시길 간곡히 권고드린다.

 

그러나 절박한 의지에 따라 단식을 지속하고 있는 김영오님을 진정으로 멈출 수 있는 것은 정부와 여야 정당들이 유가족과 국민들이 원하는 제대로 된 특별법을 제정하는 일이다. 우리 의료진은 김영오님에게 닥칠 수 있는 치명적인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박근혜 정부와 여야정당들이 이런 뜻에 귀 기울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당연한 요구를 정부와 정치권이 수용해야 한다. 이러한 특별법 제정은 정치적 의미를 떠나 우리 사회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인식과 기준을 한 단계 고취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료인으로서도 적극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어제까지의 방한 일정 내내 노란색 리본을 착용하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간적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말하였다. 우리 의료진들 역시 같은 심정이다. 딸을 잃은 아버지가 진상을 밝히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회에서 의료인이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의 안녕을 말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김영오님의 건강, 그리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고민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정부와 여야정당들은 촌각을 다투어 세월호특별법 제정에 임하여야 한다.

 

 

2014년 8월 19일

 

세월호 가족 의료지원 단체 일동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늘픔약사회, 문턱없는한의사회, 민중과함께하는한의계진료모임 길벗,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