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한겨레신문)
- 복지부는 산얼병원 철수시키고 의료비를 폭등시킬 영리병원 도입을 중단하라!
정부가 사기 구속 및 자격 논란 등에 휩싸인 산얼병원에 대한 국내 첫 영리병원 허용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산얼병원이 국내 진출을 이미 포기하였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오히려 해명자료를 내 산얼병원이 공식적인 철수를 하지 않았다며 영리병원 허용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산얼병원은 지난 해에도 국내 영리병원 승인받으려다 전 복지부 진영 장관에 의해 보류된 바 있다.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작위적인 불법 줄기세포 시술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지적되었던 응급의료체계 미비에 대한 문제점 역시 전혀 해결되지 못한 상태다.
이러한 산얼병원의 민낯은 정부가 추진하려는 영리병원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국내 1호 영리병원 도입’ 실적을 남기기 위해 사기병원에 제주도민의 건강과 안전을 팔아넘기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지금이라도 제 정신으로 돌아와 산얼병원을 철수시키고 영리병원 도입 시도를 멈출 것을 경고한다.
국민 건강과 복지를 책임지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산얼병원에 대한 영리병원 승인을 즉각 거부하여야 한다. 시민단체와 뉴스타파의 조사 이전에 산얼병원의 실체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복지부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 모든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 지금에도 ‘영리병원 도입’이라는 의료민영화 정책 추진에 사로잡혀 산얼병원에 대한 거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기와 범법 행위 뿐만 아니라 산얼병원 소유주인 중국 CSC 그룹은 제대로 병원을 운영했던 경험조차 없다. CSC그룹이 중국에서 운영하는 병원은 ‘북경산얼병원’이라는 2층 규모의 작은 병원뿐으로 그마저 2009년 6월 신종플루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파악하지 못해 영업정지를 당한 바도 있다.
또한 산얼병원은 지난 해 제주도 영리병원을 세우려다 승인이 보류된 사유에 대해서 현재도 제대로 된 해결책을 갖고 있지 않다. 산얼병원은 문제가 된 불법 줄기세로 시술을 사업계획서에서 삭제한 것으로 밝혔지만, 모회사인 CSC 그룹은 줄기세포 연구와 시술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결국 CSC그룹이 영리병원을 세워 제주도에서 불법 줄기세포 시술을 하더라도 한국정부가 이를 규제할 실질적 방법은 없는 것이다. 작년에도 산얼병원은 줄기세포 시술을 포기하겠다는 각서까지 썼지만, 이런 이유로 전 복지부 장관 진영은 ‘우려를 해소할 수 없다’며 승인을 거부한 것이다. 또한 산얼병원이 응급의료 연계 체계를 위하여 협약을 맺었다는 s-중앙병원은 산얼병원 부지와 차로 1시간 떨어져 있는 곳으로 응급의료가 여전히 미비하여 제주도로부터 이를 지적받기도 했다.
산얼병원의 실체를 목도하며 국민들은 정부가 허용하겠다는 영리병원이 무엇인지를 역으로 깨닫고 있다. 그것은 바로 영리병원이 사기꾼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환자의 호주머니를 털어 돈만 벌려는 주식회사병원이라는 사실이다. 국민들과 제주도민들은 현재 산얼병원 허용과 영리병원에 대하여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한국에서 CSC그룹을 즉각 철수시켜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주무부처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다.
또한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제주도 수준의 규제 완화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의 근거가 되는 특별법에는 영리병원 설립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 조항도 없다. 이러한 무제한적 규제 미비 때문에 산얼병원과 같은 병원의 설립을 사전에 제대로 규제하지도 못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번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전국에 지정된 경제자유구역의 영리병원 규제를 제주도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것은 그나마 ‘외국병원’이라고 부를 수 있는 아주 최소한의 규제조차 없애겠다는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은 현재 인천, 부산ㆍ진해, 광양만권, 황해, 새만금ㆍ군산, 대구ㆍ경북, 충북, 동해안 등 전국 주요 8개 지역에 허용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사실상 아무런 규제도 없이 국내 영리병원을 전국적으로 허용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국민들은 산얼병원의 실체가 바로 영리병원과 한국 의료가 처하게 될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민영화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제 정신을 차려야 한다. 지금 당장 산얼병원 승인과 영리병원 허용을 즉각 중단하라.
문형표 장관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 자리를 통해 “상업성과 영리성이 (병원 운영에) 가미된다는 것에 대해 너무 지나친 거부반응이 아닌가 싶다” 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한국의료를 괴담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바로 문 장관의 이러한 저급한 상황인식이다. 상업성과 영리성이 병원 운영에 가미된다는 것은 국민의료비가 급등한다는 것이며, 평범한 사람들의 의료접근권이 침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들의 우려는 절박하다 그리고 그만큼 영리병원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 국민 건강과 복지를 책임지는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문 장관은 즉각 제주도 영리병원 승인을 거부하고 미처 제대로 조사조차 하지 못한 직무유기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끝)
2014. 9. 2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