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병원협회는 병원 내 업무 외주화와 비정규직 확대에 대한 대책을 내 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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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환자이송 업무를 받던 노동자가 메르스 확진이 되고 이 이송원은 아예 삼성병원측의 관리대상에서 제외되었던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병원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대청병원에서 병원 전산업무 담당을 하던 노동자도 관리대상에서 제외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 병원측은 이 환자들이 자신의 관리대상에서 빠진 것이 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에 즉 파견근무 비정규 노동자들이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사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이미 언제 어디서부터 어떤 경로로 메르스 전파와 관리 추적에 구멍이 뚫렸는지 알 수 없다. 정규직 의료진에 대한 격리도 제 때 이루어지지 않았고, 추적관찰 대상자에서도 누락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라서 관리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말 자체를 그대로 믿을 수도 없다.

그러나 두 환자들의 메르스 감염에서 드러난 병원 업무 외주화 그리고 하청의 문제는 병원 감염과 환자 안전 문제를 병원인력의 노동권에서 바라보게 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한국 병원들의 병원 내 업무의 외주화 확대와 상시, 지속적 업무 영역에서 비정규직 확대는 환자 치료의 연속성과 안전에 여러 가지 위험을 노출하고 있다고 지적돼 왔다.

병원 내 비정규직의 확산은 한국 병원들의 대형화와 경쟁으로 인한 신증축과 의료기기 도입에 대한 과잉투자 문제가 그 핵심에 있다. 이러한 과잉설비 투자를 인건비 절감으로 해결하려는 병원의 상업화가 과도하게 진행되면서, 병원 내 업무들 거의 대부분이 외주화 되었기 때문이다. 청소, 급식, 시설 관리 등을 하는 노동자들은 70% 이상이 비정규직이고, 병동업무를 보조하는 진료보조 업무도 50% 이상이 비정규직이 담당하고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이 감염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의료 인력에 대한 주기적 교육과 훈련 등으로 관련 인력들이 감염예방을 위한 수칙을 숙지하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감염 예방을 위해 필수적인 보호 장비인 마스크, 장갑, 보호복 등이 필요한 이들에게 넉넉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더불어 병원 인력은 누구든 본인이 감염될 위험이 있음을 인지하고 감염이 의심될 경우 적극적으로 관리체계에 보고하고 그에 따른 후속조치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비정규직들은 제대로 된 교육, 훈련에서 배제되고 있고, 보호 장비도 지급받지 못하고, 감염을 당해도 보고할 곳이 마땅치 않고, 후속조치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그야말로 감염현장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감염관리와 보호에서는 배제돼 있는 비정규직들이 전체 병원인력에 최소 20%가 훨씬 넘는다는 점이다. 민간의료기관의 경우 비정규직 고용은 아예 자체 인력으로 집계가 되지 않아,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현황파악도 보고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정부는 이러한 인력에 대해 아무런 관리도 대책도 갖고 있지 않다. 국내 병원의 비정규직 비율을 체계적으로 조사하는 대표성이 있는 통계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숙련된 노동과 안전이 최우선이어야 할 병원 업무가 인건비 절감이라는 이유로 계속 외주화 되고 비정규직 확대로 이어질 경우 이번 메르스 사태와 같은 병원 내 감염을 제대로 막을 수 있는 길은 마련되기 어렵다. 환자 이송부터 입원환자들의 식사 그리고 병원 환기 시설등의 위생관리 그리고 청소 업무까지 모두 병원에서는 감염을 막기 위한 필수업무에 해당된다.

정부와 병원협회는 메르스 감염 관리의 문제점 중 하나로 드러난 병원 내 업무 외주 하청과 환자이송을 비롯한 인건비 절감을 위한 병원 비정규직 확대에 대한 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