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에게 돈 퍼주겠다는 국민건강보험은 도대체 누구의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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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재정으로 위험한 바이오기업 주식을 사겠다는 계획을 당장 폐기하라!

바이오기업에게 돈 퍼주겠다는 국민건강보험은 도대체 누구의 편인가

 

지난 7월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 자금운용 방식을 크게 변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는 안정성 위주로 정기예금, 채권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수익이 많이 나는 주식형 펀드나 대체투자까지 투자허용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7월 17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건강보험이 앞으로 자금 운용을 한다면 4차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이 있었다. 건강보험이 우선 당면해서 필요한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산업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노력을 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라는 발언을 했다.

 

국민건강보험이 재정을 동원해 바이오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건강증진의 측면에서 보든, 경제적 측면에서 보든 백해무익하다. 보건 당국이 제대로 안전성, 유효성, 경제성 평가를 진행할 수 없게 만들고, 기술혁신 가능성도 낮은 바이오기업에게 재정을 낭비하게 된다. 따라서 김용익 이사장이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은 의료산업을 위해 국민건강보험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공단 이사장으로서의 자격을 의심하게 한다. 최근 방상혁 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이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이 복지부장관으로 적임자”라는 발언을 한 바 있는데, 마찬가지 맥락에서 심히 우려스럽다.

 

공단은 현재 국민건강보험법, 자금운용규칙, 자금운용지침에 따라 20조 원이 넘는 누적적립금을 투자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약 절반 가량은 정기예금, 36%는 국공채 또는 우량기업어음, 13%는 현금성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2016년 박근혜 정부는 건강보험 적립금을 안전하지만 수익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 대신 수익이 높지만 위험한 주식, 부동산,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자는 방안을 제출한 바 있다. 여기에 대해 무상의료운동본부는 건강보험을 금융상품화한다고 비판했었다.

 

공단이 주식, 특히 김용익 이사장의 발언대로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산업 주식에 투자하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보건당국이 보험가입자들 편이 아니라 바이오기업 편을 서게 된다. 둘째, 바이오기업 주식은 위험하기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에 심각한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이 바이오기업의 주주가 된다면, 해당 바이오기업이 생산하는 의료기기·의약품에 대해 느슨한 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 허가를 쉽게 해준다든가, 보험급여 적용을 쉽게 해주는 것이다. 예컨대 국민건강보험이 코오롱 생명과학의 대주주라고 가정해 보자. 인보사는 비용 대비 효과가 적어 경제성이 낮다. 그러나 인보사에 건강보험 적용을 해 주면, 코오롱 생명과학의 주가는 크게 상승할 것이다. 한편 인보사의 성분이 바뀐 것이 알려진 후 식약처는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그로 인해 코오롱 생명과학의 주가는 폭락했다. 만약 국민건강보험이 코오롱 생명과학의 대주주라면, 보건 당국의 결정 하나에 건강보험 재정 수백억 원이 달려있다. 과연 보건복지부가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있겠는가?

 

심지어 바이오기업 주식투자는 매우 위험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하면, 7월 11일 기준으로 10억 원 이상 헬스케어펀드 24개의 성과를 집계한 결과, 최근 3개월 수익률이 평균 –9.15%였다. 테마 펀드 중 두 번째로 저조한 성적이며, 최근 1년 수익률은 -15.50%로 더욱 부진하다. 펀드도 이 모양인데, 개별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더 위험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금운용규칙 28조 3항, “주식, 주식에 투자하는 증권펀드 등 투자 시 높은 위험이 따르는 금융상품은 투자대상에서 제외한다.”라는 조항을 어기게 되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재정을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려는 계획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특히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산업에 투자하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나아가 문재인 정부는 혁신성장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모든 종류의 규제 완화 정책과 세금·보험료 낭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2019년 7월 25일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서울YMCA 시민중계실,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성남무상의료운동본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