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보루’와도 같았던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쫓겨난 환자들은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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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 연합뉴스

[국립중앙의료원 취약계층 환자 전부 소개조치 이행에 대한 긴급 규탄성명]

 

정부는 공공병원 쥐어짜기와 취약계층 환자 내몰기 중단하고, 의료공백 실태를 파악해 전원 등 후속대책 밝혀야

 

정부가 지난 22일 국립의료원 소개 조치를 명령한 이후 최근까지 80여명의 저소득층, 행려·노숙인, 이주노동자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쫓겨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취약계층 환자들이 마지막으로 의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였다. 정부는 엄동설한에 결국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기어이 거리로 쫒아냈다. 우리는 이를 확인하고 분노와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쫓겨난 환자들은 어디로 갔는가? 이미 대부분의 공공병원들은 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을 하고 있고 민간병원들은 가난하고 어려운 처지에 내몰린 환자들을 거부해왔다.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 중이었던 취약계층 환자들에게 적절한 전원 대책을 발표한 바 없으며, 제대로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당장 입원했던 환자들만이 아니라 앞으로 가난한 환자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노숙인은 진료시설 지정제도 때문에 이제 서울에 입원 가능한 병원이 단 두 곳 남게 되었다. 이 중 응급실 이용이 가능한 건 보라매병원 뿐이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환자들이 오직 한두 곳 병원에 의지해야 하는 것이다. 보라매병원까지 갈 차비가 없어 누군가는 치료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가난한 이들에게 놓인 현실이다.

이는 국립중앙의료원 전체를 비워 코로나19 전담병원을 만들자고 주장했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민간만 쥐어짠다’는 거짓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을 비우라고 주장한 중앙일보 같은 우파 언론에 문재인 정부가 타협한 결과이기도 하다. 겨우 20~50병상을 코로나19 치료에 내놓으면서 돈벌이 진료를 포기하지 않는 삼성‧아산‧세브란스 같은 대형민간병원들에 책임을 묻지 않고, 128개의 코로나19 병상을 운영하면서 가난한 환자들을 돌봐온 국립중앙의료원을 더 쥐어짠 것이 결국 이런 비극을 만들었다.

민간병원이 코로나19 환자나 취약계층 환자 둘 중 하나라도 최소한 제대로 진료했다면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민간병원에 이 당연한 의무를 강제한다면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재난시기에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것, 그리고 가장 어려운 처지의 환자들을 돌보는 것이 병원의 존재 이유이며, 이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다.

우리는 현재의 비인권적이고 야만적인 의료접근권 제한조치를 당장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취약계층이 처한 의료공백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공공병원과 취약계층 환자 쥐어짜기를 중단하고 코로나19 환자와 취약계층 진료에 민간병원이 역할을 하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대선 후보자들 역시 정치가 공백인 가난한 이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책임 있는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2022. 1. 12.

불/평/등/끝/장/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