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단체연합 20대 대통령 후보 공약 비교 평가 결과 발표

첨부파일 : kfhr 20대대선_공약채점표 201641463_1280

사진C : SBS

- 4개 분야와 16개 항목으로 각 후보들 채점 결과,

심상정 후보 1위(89점), 이재명 후보 2위(43점), 안철수 후보 3위(23점), 윤석열 후보 4위(12점)

 

 

보건의료단체연합은 4명의 대통령 후보 보건의료 공약·정책을 4개 분야(감염병 대응을 위한 공공의료 강화, 건강보장 강화, 의료영리화 중단, 지역사회 보건의료·돌봄 연계), 16개 항목으로 평가하여 점수를 채점했다. 평가는 4명의 후보가 내놓은 공약집을 중심으로, 노동시민사회 연대체인 ‘불평등끝장 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와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질의에 대한 답변에 근거했으며, 일부 언론에 후보들이 언급한 것을 참고했다. 그 결과 심상정 후보가 89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윤석열 후보가 12점으로 최하위였다.

 

1위인 심상정 후보는 감염병 대응을 위해 공공병원을 설립하고 공공병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법제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적정 간호사 수 법제화를 통해 간호인력을 확충하고, 공공의대 설립과 공공의료기관 의무복무를 통해 필수진료 의사를 늘리겠다고도 약속했다. 또 건강보장 강화를 위해 사실상의 무상의료인 병원비 연간 100만원 상한제를 약속했고, 충분한 수준의 상병수당 도입과 건강보험 국고지원 강화, 피임·임신중지에 건보 적용 등을 공약했다. 영리병원·영리자회사 반대, 민간의료보험 규제 등 의료영리화 중단도 약속했다. 전국민 주치의제를 도입하고, 모든 병동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하지만 70개 중진료권마다 공공병원을 확보하겠다는 공약은 의료취약지가 많은 강원, 충남, 충북, 경북 같은 도에 공공병원을 겨우 1개씩 늘린다는 데 불과하기 때문에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공공병상을 5년 안에 최소한 20% 이상 늘리기 위한 계획이 있어야 감염병과 기후재난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목표는 분명하나 서민들의 보험료를 인상해 달성하겠다는 전략은 적절성이 의문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의료영리화를 차단하겠다는 의지와 구체적 계획을 내보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었다.

 

2위인 이재명 후보는 공공병상 확충 약속을 밝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이는 심상정 후보와 마찬가지로 충분치는 않다고 평가되었다. 또 심상정 후보와 달리 예타면제 같은 제도적 장벽 해소를 위한 방안을 내놓지 않은 점이 아쉽다. 간호인력 확충을 위해 약속한 지역간호사제는 간호사 노동조건을 더 열악하게 만드는 역효과를 낼 수 있고, 간호법은 간호사 처우개선에 도움이 될 만한 실질적 내용이 담겨져 있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공공의대와 의대증원을 약속한 것은 높이 평가되지만 충분한 숫자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고 졸업 후 오랜 기간 공공병원에서 일하도록 한다는 약속이 없는 점이 아쉽다. 이재명 후보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재난적 의료비지원을 확대하고 일부 항목 급여화를 제시했으나 목표보장률과 의료비상한제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부족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80% 보장률을 약속한 것과 비교해도 후퇴이다. 이재명 후보는 상병수당을 시범사업 후 단계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진행중인 시범사업은 겨우 최저임금의 60%(일 43,960원)를 보장하며 보장기간도 90~120일로 너무 짧다는 점에서 부족하다. 피임 건보적용을 확대하고 임신중지 의료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약속한 것, 그리고 전국민 주치의제를 추진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된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의료영리화 추진이 우려된다. 영리병원은 반대했으나 병원 영리자회사에 찬성하고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를 약속했다. 의료와 사회공공서비스 민영화법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제정하겠다는 입장이며 역시 민영화·규제완화인 규제샌드박스를 더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신의료기술평가를 ‘선사용·후평가’로 전환하겠다고 한 것도 매우 위험천만하다. 이런 규제완화들은 기업이윤을 위해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의료정보를 결합·활용하기 위한 규제완화, 원격의료 활성화도 약속했다. 전반적으로 개혁약속을 내놓았으나 충분치 않고 의료영리화 추진 계획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후보이다.

 

3위를 차지한 안철수 후보는 70개 중진료권마다 공공병원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의료인력 확충이 먼저라고 전제를 다는 등 의지가 분명치 않다. 간호인력 확충과 의사 증원에 대해서도 직역단체와 협의해 단계적으로 충원하겠다는 입장으로 구체성이 떨어지고 의지가 모호하다. 직역단체와 협의한다는 태도로 의사 수를 늘리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정신건강 의료비 90% 보장을 약속했고, 의료급여 부양의무제 폐지를 약속한 것이 눈에 띤다. 또 반값 공공산후조리원 설치를 약속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면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영리병원을 의료산업 육성 측면에서 찬성한다’고 밝히는 등 의료영리화 추진의지가 분명하다. 특히 안 후보는 네거티브 규제완화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인 ‘바이오산업 육성’이 이런 규제완화·영리화와 연결될 것이다.

 

4위인 윤석열 후보는 공공병원 확충에 대한 아무 약속이 없는 유일한 후보이다. 오히려 그는 ‘공공병원이 아닌 민간병원으로 충분’하다며 시장의료를 더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민간병원 병상을 더 늘리고 민간병원에 더 많은 보상을 줘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시민 모두가 확인했듯 민간병원으로는 재난대응을 할 수 없다. 또 지역의료 불균형도, 필수의료 제공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윤석열 후보는 거꾸로 공공병원을 민간에 위탁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는 취약계층 진료기능을 약화시키는 등 공공성을 저해할 것이다. 또 공공병원을 늘리고 강화하지는 않으면서 모든 공공병상을 감염병 치료에 더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공공병원에서 치료받는 취약계층들을 더 희생시켜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것이다. 윤석열 후보도 재난적 의료비 지원 확대, 한국형 상병수당,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등 일부 개혁 약속도 있다. 하지만 영리병원에 사실상 찬성하고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네거티브 규제완화를 약속하는 등 의료영리화 추진이 크게 우려된다. 윤 후보 선대위 정책본부장이 바로 영리병원을 허용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라는 점이 후보의 지향을 그 무엇보다 잘 드려내고 있다. 이런 점들로 볼 때 윤석열 후보는 의료공공성을 후퇴시키고 감염병 시대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더 위협할 후보라고 평가된다.

 

 

 

 

2022. 2. 28.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 20대 대통령 후보 보건의료 비교 채점표는 첨부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