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후보는 복지부 장관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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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스원

 

자격 미달 후보를 위해 낯뜨거운 칭송을 남발하며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선 의사 단체들, 그래도 정호영 후보는 복지부 장관 자격이 없다

 

탈락 영순위였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버티기로 일관해 임명 직전까지 왔다.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에 대해 세 차례나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히는 것도 초유의 일이다. 그만큼 정호영 후보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자질이 없다.

일반 시민들도 이를 잘 알고 있어서 정호영 후보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적절하다는 의견의 두 배 이상이다. 그럼에도 그는 윤석열 당선인의 40년 술친구라는 이유로 뻔뻔하게 장관이 되겠다고 한다.

 

우리는 이미 정호영 후보의 코로나19 대응 관련 칭송이 거짓이라는 점, 그럼에도 이 거짓 칭송을 바로 잡기는커녕 마치 실제 자신이 그런 인물인마냥 침묵할 정도로 도덕적으로 수준 이하라는 점, 여성에 대한 차별적 막말과 공정치 못하게도 자신이 원장으로 있던 병원 의과대학에 자녀들을 편입시키는 등 의료인으로서의 자질도 의심스럽다는 점 등을 들어 그를 탈락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요 며칠 사이에 여러 지역 의사회들이 정호영 후보에 대한 칭송을 되풀이하며 지지 선언을 했다. “현장 진료와 의료행정의 경험을 두루 갖춰”, “2020년 대구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운영체계의 틀을 잡아”, “갈등을 중재하고 화해를 이끌어내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 “진정성 있는 통솔력으로 구성원들로부터 존경과 신망”, “코로나19에 대한 지휘경험이 있는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낯간지러운 칭송들을 쏟아냈다. 이미 대구 코로나19 상황 대응에서 공공국립대학병원장으로서 부적절한 대응에 대해 언론 보도가 있었음에도 이들은 여전히 “정 후보자야말로 전문가적인 방역정책을 펼칠 것”이라 억지를 부렸다.

 

사실 코로나19 기간 내내 국립대병원장으로서 정호영 후보자는 어떤 의미 있는 전문가적 식견을 보여준 적이 없다. 무상의료운동본부를 비롯한 시민사회진영에서는 공공감염병전문병원 설립, 공공병상 확충, 공공의대학 설립, 공공의료인력 확충, 중환자실 확충, 상병 수당과 같은 대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정호영 후보자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이런 의견을 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은 없다. 그러나 그 반대 정황은 있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8월 하순 의사단체들이 집단휴진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의 생색내기 수준도 안 되는 공공의과대학 설립 계획과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해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나선 것이다. 정호영 후보는 공공의료 확충에 반대하는 의사단체들의 집단휴진에 대해 아무런 비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 후보자의 딸은 당시 경북대 의과대생으로 의사 고시 거부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 중요한 순간에 그는 어떤 “갈등 중재”를 했고, 어떤 전문가적 정책을 내놓았는가.

 

정호영 후보자가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인 필수의료를 살리고 의료체계를 확립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는 민간병원 중심으로 이뤄지고 정부가 ‘공공정책수가’라는 이름으로 이들 병원에 돈을 지원하는 시장식 ‘필수의료’와 의료체계 확립이다. 이것이 의사 단체들에게는 돈이 되는 반가운 일일지 몰라도 일반 시민들에게는 부담 증가와 공공의료 약화를 뜻한다. 따라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에는 쥐약 처방이다.

 

우리는 탄핵당한 박근혜 정부의 의사 출신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정진엽 전 장관이 국내 1호 영리병원인 제주 영리병원 도입을 승인한 사실을 알고 있다. 병원자본과 의료자본의 오랜 숙원이던 영리병원을 의사 장관이 승인한 것이다. 정진엽 전 장관도 공공병원인 국립대병원 출신이었는데 말이다.

후보 탈락 벼랑 끝에 선 정호영 후보자의 수호천사를 자처하고 나선 의사 단체들이 바라는 것도 이런 것일 것이다. 그래서 압도적 반대 여론에도 의사 단체들은 정호영 지키기에 발 벗고 나서는 용기를 보여줬다.

정호영 후보 자녀의 아빠 찬스 사용 등 불공정 특권 따위 정도야 이들에게는 아무런 흠이 되지 않는다. 이런 특권이 자신들의 기본권인 줄 아는 것이다.

 

그래도 정호영 후보자는 보건복지부 장관 자격이 없다. 그러니 수치심을 모르고 그를 지지하며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선 의사 단체들은 낯뜨거운 칭송 릴레이를 중단하라. 그리고 진지하게 자성하기 바란다.

윤석열 당선인도 압도적 반대 여론에 고개 숙이는 것이 진정한 소통임을 알고 40년 술친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지명을 철회하라.

 

 

2022년 5월 9일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행동하는의사회, 성남무상의료운동본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 경남보건교사노동조합, 건강정책참여연구소, 민중과함께하는한의계진료모임 길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