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이형숙 대표를 석방하고 장애인들에 대한 반인권적 폭력을 멈춰라.

 

 

 

어제(11일)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가 또다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평화집회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며 사람을 다치게 하고, 경찰의 폭력진압에 의한 부상을 제대로 치료받지도 못하게 하는 반인권행위를 저질렀다. 우리는 보건의료인으로서 이와 같은 반인권 폭력시정을 규탄하며, 어제 부당하게 연행된 전장연 이형숙 대표의 즉각 석방을 요구한다.

어제 아침 서울시는 전장연의 권리중심공공일자리 해고 철회 촉구 지하철 선전전을 강제 해산시키기 위해 전장연 이형숙 공동대표를 폭력적으로 연행했다. 그 과정에서 어깨 부상을 입은 이형숙 대표는 녹색병원 이송을 요청했으나 경찰의 거부로 의료적 처치가 지연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녹색병원 응급실에 입원했지만, 경찰은 충분히 필요한 처치를 다 받지도 못한 이형숙 대표를 병원에서 끌어내 강제연행을 감행했다. 집회시위의 권리는커녕 건강과 안전의 권리마저 저버려 시민의 인권을 바닥으로 추락하게 만들었다. 인권 참상이다.

연행 자체도 무리였지만, 그의 치료받을 권리조차 짓밟은 경찰의 행태는 심각한 인권 침해이다. ‘유엔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규칙(넬슨만델라규칙)’에 따르면, 모든 피구금자는 응급상황 발생 시 즉시 의료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다. 또 미결수용자가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요구할 경우 자신의 의사를 만나 치료를 받도록 허용되어야 한다고 명시한다. 구금된 상황에서 적절한 처치를 받을 수 없고 악화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외부 의료시설에 갈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한다. 이형숙 대표를 병원에 가지 못하게 막다가, 비판에 직면하자 마지못해 병원행을 허용했지만 곧 바로 입원환자조차 끌고 나와 연행한 것은 경찰의 반인권성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남을 것이다.

전장연 활동가들이 아침 댓바람마다 출근길 선전전에 나서게 만든 원인 제공자는 다름아닌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지난해 말, 서울시가 ‘서울형 권리중심공공일자리’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하루아침에 최중증장애인 400명이 해고노동자가 되었다. 최중증장애인권리중심일자리는 탈시설 최중증 장애인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사회 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는 정책이었다. 특히 장애인 당사들이 시설 밖 사회에서 문화예술, 전시, 행사를 통해서 장애인 권리를 표현하고 알리는 일자리는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필요한 것이었다. 그런데 오세훈은 얼마 되지도 않는 예산을 늘리긴커녕 전액삭감해서 이들을 내몰았다. 단순 예산 긴축을 넘어 장애인의 입을 막고 권리를 전면 부정하기 위한 것이다. 해고투 노동자들의 항의와 그에 연대하는 전장연의 시위는 전적으로 정당하다.

서울시 경찰은 이형숙 대표를 즉각 석방하고,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라. 서울시는 폭력으로 투쟁을 억압하고 기본적 의료의 권리도 침해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사과하라.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고, 권리중심일자리 제도를 복구하여 장애인의 존엄한 시민적 권리를 보장하라.

 

 

 

2024년 3월 12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