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안관 유령기자 제프 게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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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낙오방지법

부시 정부가 교육 개선을 위해 야심차게 실시한 아동 낙오 방지법을 일괄적인 시행안에 따라 여러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으며 예상과 달리 오히려 교육 환경을 악화시키고 수준을 저하시킨다는 비난을 교육 일선의 교육자들로 부터 받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점점 치열해지면서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가 서로 새로운 공약을 내세우고 또 상대방의 정책을 신랄히 비판하며 표몰이에 여념이 없다.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이 실패한 것이라는 것을 중점적으로 공격하고 있으며 얼마 전부터는 텍사스의 부시 일가와 연계가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 재향 군인 단체가 케리의 베트남전 무공이 조작된 것이라는 광고를 시작하여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국가 안보 및 군대 문제와 함께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교육 문제이다. 그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되온 불경기 및 높은 실업율이 사실은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초 지식을 갖춘 인력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교육 시스템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동 낙오 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Act)에 대한 상반된 평가

이러한 와중에 지난 주에는 부시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을 통하여 자신이 시행한 아동 낙오 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Act)이 유권자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의 요지는 주기적인 테스트를 실시하도록 하고 뒤떨어진 아이들을 위해 추가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학부모에게 많은 정보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며 학교로 하여금 아이들의 교육에 책임을 지도록 하여 이전에 단지 때가 되면 기초를 배우지 않은 학생도 윗 학년으로 진학하던 오래된 제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주장에 하며 주어진 학습 수준 목표를 달성한 노스케롤라이나 주에 있는 한 초등학교를 예로 들었는데 이에 대해 노스케롤라이나 주의 주지사의 교육 자문이었던 J.B Buxton은 연방 정부의 교육 자금 지원은 환영할 것이나 이러한 학습 성취의 공을 자신에게 돌리는 부시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현장의 교육자들과 공직자들은 경악할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부시 대통령이 2001년에 만든 아동 낙오 방지법( No Child Left Behind Act)은 미국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의 미달을 개선하기 위해 제정되었는데 당시 미국의 대도시 지역의 초등학교의 4학년 중 70%가 그 학년에서 요구되는 읽기 능력에 미달하였다고 한다.

아동 낙오 방지법 주요 내용

모든 학생이 기초학력 수준을 갖추게 하겠다는 이 법안은 4가지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각 주정부는 주에서 3학년에서 8학년까지의 학생들의 수학 및 읽기 능력에 성취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학업 수준을 향상시키는 주, 지역, 학교는 보상을 받게 될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학교는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등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며 부모들에게 아이의 학력에 대해 알려야 한다는 내용이다.

둘째,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은 효과적이고 리서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학습 프로그램이나 활동을 위해서 사용하고 또한 학교를 개선하고 교사의 질을 높이는데 사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셋째, 주정부와 교육청의 관료주의를 줄여야 하고 융통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적인 융통성이 주어지고 재정 지원이 지역 수준까지 증가되어 지급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계속해서 성적이 계속 오르지 않는 학생 의 부모에게는 학교를 옮기거나 아니면 개인 교습을 받도록 해주는 등의 여러 방안의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 지적되는 아동 낙오 방지법의 문제점

이러한 좋은 취지로 시작된 연방 정부 차원의 교육 개선안이지만 시작한 지 몇 해 되지 않은 현재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한가지 방법으로 모든 지역의 교육 제도를 일시에 개선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까닭에 오히려 교육의 수준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인데 크게 보면 세가지로 종합 될 수 있다.

첫째는 학교의 교육 과정이 시험 대비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주 정부에서 실시하는 시험에서 학생들의 수준이 높게 나타날 경우 학교는 펀드를 지급받게 되고 교사들은 자신의 실적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며 이는 곳 연봉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대로 몇 해 동안 지속적으로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학교들은 재정 지원이 줄어들게 되어 있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정규 커리큘럼에 따른 종합적인 교육보다도 학생들이 시험을 잘 치르도록 하는 시험 위주의 교육을 실시하여 전반적인 교육을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한 주 정부의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학생들에게 출제 문제에 대해 미리 알려주거나 답을 알 수 있는 포스터 등을 학급에 부착해 놓기도 하고 시험을 실시하며 몇 개가 틀렸으니 다시 검토하라고 힌트를 주거나 심지어는 학생들의 답을 교사가 고쳤다가 발각되기도 한다.
이러한 시험 위주의 교육은 특히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이민자 자녀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들의 영어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 학생과 같은 수준의 학습 능력 향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민자 자녀들은 별도의 ESL 수업 등을 통하여 영어 능력을 향상시켜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학생들에 대해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이 제도 때문에 ESL수업 대신에 시험 대비 수업을 실시하게 되어 결국 이러한 학생들이 영어 실력을 올리는 기회를 막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주 정부와 교육청이 고의적으로 테스트의 난이도를 낮게 만들도록 유도하여 결과적으로 학습 수준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아동 낙오 방지법은 일정 비율의 학생이 정해진 수준을 넘어서야 학력 증진으로 평가하고 이러한 주정부에 연방정부는 더 많은 재정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때문에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여러 주정부와 교육청이 나서서 테스트의 난이도를 낮게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의 테스트 결과는 높게 나오므로 재정 지원은 늘지만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경우 학생들의 실제 실력은 떨어지게 된다는 우려가 많다.

셋째, 이러한 일괄적인 제도는 일부 학교의 운영을 오히려 어렵게 하거나 폐교토록 만들게 하고 있다. 이 제도에 따르면 교사들의 수준을 대학 졸업 이상의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오지 시골 학교의 경우 교사들이 근무를 꺼리기 때문에 이러한 수준의 교사들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학위가 있다고 하여 반드시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닌데 그동안 학생들을 잘 가르쳐온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경험 많은 교사들을 학교에 남지 못하게 결과를 낳고 있다. 또한 일괄적으로 시험에서 일정 수준을 요구하는 것 때문에 오히려 이 제도가 개선하려고 했던 대도시 학교 중에 폐교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한다. 빈민층이 많이 거주하는 대도시 학교들 중 차터스쿨의 경우 학부형들이 그 학교의 교육 방침을 선호하고 또한 그 지역에서 좋은 교육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정부에서 요구하는 읽기나 수학 수준에 미달하였다는 폐교를 권유받기도 하는데 가정형편 때문에 사립학교나 기독교학교를 보내지 못하는 부모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이달 초 Education Week에 발표된 자료를 보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못하고 도중 하차하는 학생들의 수가 흔히 알려진 바와 같이 15% 수준이 아니라 사실은32%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 셋 중에 한 명이 졸업을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교육 문제 때문에 저임금의 단순 인력을 사용하는 햄버거 가게 같은 식당의 계산대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위해 계산기에 글 대신에 메뉴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계산기가 잘 팔리고 있다고 하니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 수 있다. 비싼 수업료를 내야 하는 사립학교나 기독교학교의 경우는 그나마 낫지만 일반 공립학교는 교육 수준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으며 수학이나 과학의 수준은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아시아 국가들보다 훨씬 못하다고 한다. 최근 들어 일부 언론에서 미국의 많은 일자리를 인도나 파키스탄에게 빼앗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내막을 들여다 보면 미국 내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같은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일자리를 채울 수 있는 인력 풀 자체가 현저하게 모자라기 때문에 해외로 일자리를 내보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교육을 보면 그 나라의 미래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세계 여러 곳에서의 분쟁으로 그 위상을 잃어가고 있는 미국이 내부에서는 교육 제도의 문제점들로 그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