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단체연합 및 서울대간병인 공대위 노동청 앞에서 공권력 침탈 규탄집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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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청이 누구를 위한 행정기관인가. 노동자를 위해야 할 기관이 노동자를 개 끌려가듯 만드는 게 어디있나. 우리가 범법자인가. 불법 근로자공급을 한 서울대병원은 놔두고 왜 피해자인 우리를 끌고 가나. 지난 27일 노동청의 요청으로 투입된 공권력의 강제진압은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는 기습적으로 진행됐고 울부짖는 간병인들을 개끌듯 붙들어 갔다. 아비규환 자체였다.”

“우리 엄마들은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밑바닥 일을 하는데 개도 아니고 차에 던져넣는데 너무 속상해서 죽고 싶다. 이 세상에 태어나 개 취급도 못받으며 살아야 하나. 경찰도 대부분 고등교육을 받기 위해 엄마들이 고생했을 텐데 정말 미웠다.”

“경찰조사과정에서 ‘현행범’ , ‘연행’ 등 범법자 취급을 했다. 우리를 나락으로 내몰지말라. 우리를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

2일 낮 12시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개최된 ‘서울노동청 공권력 투입 규탄 기자회견 및 집회’는 지난 27일 경찰병력에 의해 강제연행되었던 서울대병원 간병인 노조원들이 농성해산과 연행 그리고 조사과정에서 당한 인권침해 성토장이었다.

지난 27일 경찰서로 연행될 당시 “평생 경찰서 근처에도 와보지 않았고 경찰서에 끌려온 것도 처음 “이라고 말했던 간병인들은 노동청의 이해할 수 없는 대응에 분노하며 투쟁결의를 높였다.

정금자 서울대병원 간병인노조 지부장은 27일 대화를 거부하고 공권력을 투입한 노동청장의 사과,10여명의 간병인 농성 강제해산을 주도한 박종식 노동청 관리과장 해임, 서울대병원과 불법 유료업체간의 유착관계를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 정부는 행정조치 무시한 서울대병원 관계자 해임, 노동청장의 지난 2월 17일 약속이행 등을 요구했다.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부장은 “노무현 정부가 대기업 파업때마다 ‘대기업 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간병인들은 서울대병원 본관 앞 장기 농성, 인권위 농성, 서울지방노동청 농성에 이르기까지 문제해결을 요구해왔는데 답변은 공권력 투입이라니. 이것이 노무현 정부가 말하는 ‘비정규직 대책’인가”라고 반문했다.

변 기획부장은 “솔직히 노동청장의 경질을 요구하고 싶지만 청장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 본 직무에 나서 불법 공급업체에 대한 행정조치를 취하고 간병인제도가 ‘국가 책임’이라는 것을 청와대 비서관들이 말해왔듯 국립병원에 무료간병인소개소 설치를 위한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간병인 농성장 강제해산 현장에 있었던 김선식( 서울대 법대)씨는 “간병인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도 인정받지 못하고 중간업체에 착취를 받아야 하는 여성비정규직”이라며 “간병인들이 불법 근로자 공급사업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했을때 노동청장은 앞에서는 문제해결을 말하면서 뒤로는 유료업체의 합법화 움직임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자신이 보호해야할 노동자를 폭력적으로 연행한 노동청에 분노한다”면서 “노동청이 간병인 투쟁을 경찰력 투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간병인 투쟁은 비정규직 투쟁의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해선 보건의료산업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희망보다 절망이 짓누르고 있다. 노무현 정권과 노동부가 ‘현장 노동행정’을 하겠다고 외쳤는데 공권력 투입으로 몰아내는 것이 발로 뛰면서 하는 행정인지 되묻고 싶다”면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에 사는게 답답하다. 공권력은 힘없고 빽없는 사람들에 게 쓰는게 아니라 힘있는 자들의 잘못한 것에 쓰는것”이라고 반발했다.

정 수석부위원장은 “가장 힘없고 빽없는 어머니들에게 쓰는게 공권력이 아니”라며 “간병인들은 정당한 자리에서 일할 권리를 달라는 것뿐이다. 그런 권리조차 철저히 짓밟는 노동청의 행정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비정규직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만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타나고 그들을 위해 공권력이 쓰여질 때 노무현 정권이 바로 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공대위, 서울대병원 간병인노조, 보건의료산업노조, 보건의료단체연합,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 등 40여명이 참여한 이날 집회에서는 “지금이라도 노동부가 공권력 투입에 대해 사과하고 문제해결에 즉각 나서야 한다”면서 “노동부의 공권력 투입 및 기만적인 행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후 모든 조직적인 역량을 총동원하여 이 문제해결을 위해 총력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7일 경찰의 강압적 농성해산과정에서 병원에 후송된 6명 중 2명은 상태가 심각해 병원입원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위 글은  시민의 신문 박신용철 기자의 취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