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 BMS는 ‘슈퍼글리벡’ 스프라이셀의 과도한 약가 요구를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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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슈퍼글리벡이라 불리우는 스프라이셀을 생산하는 브리스톨마이어스큅 사(이하 BMS)는 1정당 69,135원이라는 엄청난 가격을 요구하며 공단과의 약가 협상을 결렬시키고 현재 약제급여조정위원회 상정을 앞두고 있다. 환자들은 매일 2정씩 스프라이셀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BMS 요구대로 약가가 책정된다면 1일 투약비용은 약 14만원, 연간 5,000만원이 넘어가게 된다.

이처럼 금값보다도 더 비싼 스프라이셀 약값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책정된 것인가. BMS 측은 글리벡 투약 비용과 비교하여 스프라이셀 약가를 책정하였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스프라이셀 약가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이 왜 A7 약가를 기준으로 고평가된 글리벡이어야 하는가? BMS가 수없이 강조하듯이 스프라이셀이 ‘환자들의 치료에 필수적인 약제’라면 그 약값의 기준은 ‘글리벡’이 아니라 ‘환자들이 먹을 수 있는 가격’이 되어야 하지 않는가?

BMS는 현재 스프라이셀이 등재된 OECD 11개 국가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한국에 등재신청을 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미국 연방정부공급가인 FSS 가격은 62,000원 정도, BIG4 가격은 43,000원 정도이다. BMS가 이야기하는 OECD 가격은 리베이트, 가격할인 등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실거래가는 이보다 훨씬 낮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밝힐 수는 없다고 한다.  
설령 백번 양보하여 BMS가 주장하듯이 다른 선진국에서의 약가가 높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한국에서 약가를 높여 받을 수 있는 하등의 이유도 되지 않는다. 이는 한국이 독일 등의 선진국과 경제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며 한국 환자들이 부담할 수 있는 가격이 선진국의 환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BMS는 공단과의 협상결렬 이후에 스프라이셀이 약제급여조정위에 회부되면 공단에 제시했던 가격보다도 더 낮출 용의가 있다고 하였다. 공단과의 약가 협상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음을 스스로가 시인한 것이다. BMS는 자사의 이윤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약제비적정화방안의 기본 절차를 무시하고, 정부에 대한 압력을 통해 이를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물론 BMS로 대표되는 다국적제약회사들이 협박하는 것이 단지 정부만은 아니다. 약값을 높게 쳐주지 않으면 더 이상 신약 개발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아픈 환자들을 상대로 위협의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제약회사들이 환자들의 피 같은 돈을 착취해서 퍼붓는 곳은 생명을 살리는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실이 아니다. 제약회사들이 만들어낸 약 중에서 이전 약보다 효과가 좋은 약은 단지 15%에 불과하고 나머지 85%는 이전 약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효과가 떨어지는 약들이다. 이처럼 쓸모없는 약들을 블록버스터로 만들기 위해 광고, 판촉에 수십조원을 쏟아붓고 그 돈을 환자들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BMS만 하더라도 마케팅에 쏟아부은 금액이 53억달러(5조원 가량)로  R&D 투자비용 23억달러(2조억 가량)에 비해 2배가 넘는다 (2002년기준).

의약품은 ‘명품 옷’이나 ‘명품 아파트’가 아니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옷이나 아파트는 입지 않고, 사지 않으면 되지만 의약품은 다르다. 의약품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명품 의약품’은 비쌀수록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의약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접근할 수 있어야 있어야 한다. 약이 있어도 돈이 없어 먹을 수 없다면 그것은 약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 스프라이셀이 환자들을 살려내는 의약품이기를 원한다면 BMS는 더 이상 환자를 위협하고 약제비적정화방안을 무력화시키려는 파렴치한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환자들의 생명을 두고 약가를 저울질하는 지금의 행태를 지속한다면 우리 환자들과 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 노동단체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밝히며, 근거없는 고가의 약값을 주장하는 제약회사와의 싸움을 계속 할 것을 밝힌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