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군 칠곡기지 고엽제 매립에 따른 환경영향조사와 주민건강 역학조사를 즉시 시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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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시비에스> 계열사 <케이피에이치오> 방송(KPHO-TV)이 지난 13일 퇴역 주한미군들의 고엽제 매립 증언을 보도하였다. 미군이 1978년 칠곡기지에 고엽제 약 50톤을 무단 매립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같은 증언과 보도가 사실일 경우 칠곡 미군기지 주변의 주민은 물론 낙동강 유역의 주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을 가능성이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며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1962년부터 1971년 사이에 베트남 지역에 대략 15종의 고엽제가 살포된 바 있다. 한국에서도 고엽제가 비무장지대를 중심으로 살포된 바가 있음이 알려졌다. 베트남에서는 ‘에이전트 오렌지’라는 이름의 고엽제가 전체의 60%를 차지하였고, ‘오렌지’ 대신에 ‘블루, 퍼플, 핑크, 그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고엽제들도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베트남에 살포된 고엽제의 양은 총 48,427톤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성분으로 보면 ‘2,4-D(dichlorophenoxyacetic acid)’ 와 ‘2,4,5-T(trichlorophenoxyacetic acid)’가 45,437톤 정도, ‘피크로랍’과 ‘카코딜산’이 1,955톤 정도, 가장 발암성이 높은 물질로 알려져 있는 ‘다이옥신(2,3,7,8-TCDD : tetrachlorodibenzo-p-dioxin)’은 대략 167 킬로그램 정도가 포함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참고 표 1,2)
  이러한 물질들은 암을 비롯한 수많은 질병의 원인이 된다. 한국에서 현재까지 ‘고엽제 후유증’으로 인정되고 있는 질환으로는 암(비호치킨임파선암, 호지킨병, 연조직육종암, 폐암, 후두암, 기관지암, 다발성골수종, 전립선암, 만성림프성백혈병, 만성골수성백혈병 등), 염소성여드름, 만발성피부포르피린증, 버거씨병, 말초신경병, 당뇨병 등이 있다. 또한 고엽제는 2세대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러한 병으로는 하지마비척추병변, 척추이분증, 말초신경병 등이 있다.
  
미군 퇴역군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고엽제는 어떤 방재조처도 취해지지 않은 채 무단 매립되었다. 이렇게 매립된 고엽제가 지하수를 오염시켰다면 이미 미군기지나 미군기지 주변의 주민들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건강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매우 중대하다. 또한 미군기지에서 1킬로미터도 채 떨어져있지 않은 낙동강 유입지에 이러한 고엽제가 흘러들어갔다면 이는 낙동강 수계의 주민들에 대한 건강 위험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당장 칠곡기지 주변의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낙동강 수계에 미친 영향도 조사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조사는 한 점의 의심 없이 투명하게 조사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우리는 지역주민대표 및 환경 및 보건의료분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환경영향조사와 주민건강 역학조사가 즉시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주한 미군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과 상관없이 이러한 조사를 전향적으로 수용하여야 한다. 그리고 한국정부는 주한 미군 또는 미국정부와의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국민건강보호를 위하여 강제적으로라도 조사를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2011. 5. 20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