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이라크 철군을 요구하는 10.17 국제반전공동행동’이 파병반대국민행동 주최로 대학로에서 진행됐다. 1,000여 명의 집회 참석자들은 “이라크 민중을 학살하는 전쟁은 즉각 중단되야 한다”라고 요구하며 ‘전범자인 노무현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은 반전 국제공동행동의 날로 미국 워싱톤에서는 100만노동자 행진이 진행됐고, 유럽의 반전활동 단체들은 유럽사회포럼의 폐막 행사로 반전집회를 개최했다.
부시, 세계를 더 위험하게 만들어
이날 집회에서 김하영 다함께 운영위원은 “이라크 전쟁으로 테러를 끝내기는커녕 세계가 더 위험하게 했다. 한국은 이미 테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언제 어디서 테러 희생자가 생길지 모른다”며 “이런 위험을 만들어 낸 노무현정부는 오히려 파병연장동의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우리는 반대운동에 돌입해야 한다”며 파병 연장 반대 투쟁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연설을 한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부시는 대량학살무기와 이라크와 세계적인 테러조직과의 연계를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미국과 영국 정부는 ‘무기도 없고, 테러조직과의 연계 흔적이 없다’고 고백했다”라며 ‘명분 없는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그리고 노회찬 의원은 “무고한 인민학살을 하는 테러조직은 부시정권이고, 대량학살무기는 미국이다”라며 “노무현 대통령, 미국에게 당당할 자신이 없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테러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단속과 탄압이 강화되자 이주노동자들도 반전집회에 참석했다. 자히드 평등노조 이주지부 연대사업국장은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를 탄압하다가 이제는 한국인과 이주노동자들간의 갈등을 야기시키려고 테러리스트로 몰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이주노동자도 전쟁을 반대한다. 무슬림이라서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합법적으로 테러를 자행하는 미국을 규탄하고, 미국을 도와주는 한국 정부를 규탄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집회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한국 반전활동가들에게 보낸 연대 메시지가 낭독되었다. 그 중 이라크 시민인 에만 아마드 카마스씨는 “이라크 도시가 공격당할 때마다 똑같이 비극이 반복된다. 폭격기와 탱크에 의해 집중 폭격을 당하고, 점령군 때문에 구급차는 사상자들을 병원으로 후송하지 못한다. 이 시체들은 며칠 동안 거리에 방치되고, 미군이 움직이는 모든 것에 총을 쏘기 때문에 가족들은 시체를 매장하지도 못한다. 미군 저격병은 숨어서 가정집과 모스크와 거리에 있는 아무나 죽인다”라며 이라크에서 벌이고 있는 미군의 무고한 시민 학살의 현실을 고발했다.
그리고 그녀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한국인 친구들에게 점령과 폭격과 학살에 저항하는 이라크인의 투쟁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한다. 이라크에 있는 한국 파병군을 철수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 한국과 이라크인 모두 이 전쟁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없다”라며 한국 반전활동가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11월 총파업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김형철 전국공무원노조 정치위원장은 “정부는 파병해 놓고서 테러 위험이 있다고 야단법석이다. 공무원은 10/9~10일 전간부결의대회를 했는데, 경찰청장은 테러와 연결시켜 불법이라며 각 대학을 봉쇄시켰다. 알카에다 테러 위협과 공무원노조 집회가 무슨 상관이 있냐”며 ‘말도 안 되는 논리’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대학로 집회 후, 광화문 까지 행진으로 마무리 됐다.
– 라은영 기자 hallola@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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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국제공동반전행동 결의문
11월 12일에 있을 미 대선을 앞두고 이라크에서는 점령군의 폭력과 공격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부시는 이라크에 대한 통제력을 보여주기 위해 연일 팔루자, 사마라, 라마디 등을 폭격하고 있다. 매주 수백명의 이라크인이 점령군의 공격으로 학살당하고 있다.
미,영 무기 사찰단이 작성한 “듀얼퍼 보고서”는 이라크에 이른바 ‘대량살상 무기’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부시가 벌이고 있는 이라크 전쟁의 명분이 거짓이었음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불법적이고 부당한 점령에 맞서 민주주의와 자결을 위해 투쟁하는 이라크인들의 저항은 정당하다. 저항은 부시의 점ㄹ형정책을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 한국 반전운동을 포함한 국제반전운동은 이라크인들의 저항을 지지하며 모든 점령군이 철수 할 때까지 온 힘을 기울일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언론보도좌 통제하며 자이툰 부대를 이라크에 주둔시켰다. 노무현 정부는 한국군 파병이 “평화와 재건”을 위한 것이라 한다. 그러나 한국군은 미군과 마찬가지로 점령군이다. 그래서 3,000여명의 한국 젊은이들이 이라크에서 저항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들에게 벌어질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당장 한국군을 철수 시켜야 한다.
그런데도 노무현 정부는 정기국회에서 파병연장 동의안을 통과시키려 한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파병 연장동의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파병을 연장시키기 위한 그 어떤 시도도 반대한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테러위협증가’를 빌미로 정치적, 시민적 자유의 공격을 시도하려 한다. 한국정부는 이주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이주 노동자들을 공격하지만 그 칼날은 우리를 향하고 있기도 하다.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면서 열린 우리당과 한나라당은 한편으로 ‘테러방지법’의 제정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조지 부시가 벌이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 이 세계를 더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파병이 한국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이주 노동자들을 테러리스트로 몰지말라. ‘테러방지법’ 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한편 콜린파월 미 국무장관이 10월 25일에서 26일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콜린파월은 부시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이라크 전범이다. 게다가 그는 1991년에도 합창의장으로 이라크 전쟁을 주도했다. 우리는 콜린파월의 방한을 반대하며 방한에 항의하는 투쟁을 벌일 것이다. 지금 부시, 블레어, 노무현의 전쟁동맹은 이라크 저항에 부딪혀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 우리 국제반전동맹은 위기에 빠진 전쟁동맹에 맞서 우리의 운동을 지속할 것이다. 워싱턴, 런던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거리로 나온 반전평화운동 세력과 함께 우리는 요구한다
미국은 이라크를 떠나라!
파병 한국군은 철수하라!
파병 연장 중단하라!
이라크 전범 콜린파월 방한 반대한다!
2004년 10월 17일 국제공동반전행동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