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전용철씨에 대한 국과수 부검결과 발표는 의학적인 판단이 아니라 자의적인 정치적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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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폭력에 의해 사망한 고 전용철시 진상규명 범대위는 기자회견을 열고매일 저녁 6시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매주 토요일에는 집중 촛불집회를 갖기로 했다.
범대위는 12월1일 민중대회는 전농과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과 결합하여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농 박민웅 총장은 “정부가 진실을 인정하고 응분의 처벌과 사과,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투쟁은 더욱 커져갈 것”이라고 밝히고  ▲대통령 사과 ▲농업대책 마련 ▲경찰청장 파면 ▲지휘관 구속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국과수의 부검결과 발표에 대해 인의협이 정면반박하고 나섰다. 아래 관련 기사를 첨부한다.=============

오마이뉴스

인의협 “국과수 발표는 자의적 정치적 판단”
“성급한 결론, 의학적 판단 벗어났다” 반박… 경찰 ‘은폐의혹’ 증폭
    

▲ 고 전용철씨 사망 원인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결과 반박 기자회견이 27일 오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에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국과수..정치적, 자의적 판단 말라” / 문경미 기자  

[광화문 촛불집회] “노 대통령, YS와 똑같은 길 갈 것”  

고 전용철 사망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범국민대책위는 27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현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약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1시간 가량 진행됐다.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규탄사를 통해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전씨가 집에서 넘어져 다쳤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고 있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짓”이라고 성토했다. 문 의장은 “지금이 80년대나 90년대냐”며 “농민을 때리고 짓밟은 경찰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철수 서울연합 의장도 집에서 넘어져 뇌출혈을 일으켰다는 국과수 발표를 비난하며 “경찰과 안기부, 국과수, 검찰 모두 도적놈들”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특히 이 의장은 조작의혹을 사고 있는 91년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의 증거를 국과수가 내놨다는 점을 들어 “국과수를 당장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소속의 대학생은 “1996년 노수석 열사가 사망했을 때도 학생들이 들고일어나 경찰과 싸웠다”며 “그때 노씨를 죽인 문민정부와 김영삼 대통령이 어떤 비참한 말로를 걸었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도 결국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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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공동대표 김정범·이하 인의협)는 고 전용철씨 사망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결과 발표에 대해 “의학적 판단이 아니라 근거가 없는 자의적인 정치적 판단”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인의협은 27일 성명을 통해 “이번 부검을 통해 알 수 있는 명백한 사실은 오직 망인의 죽음이 ‘외상에 의한 두개골 골절 및 뇌출혈’로 인한 것뿐”이라며 “부검 결과는 망인의 죽음에 경찰 폭력이 개입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변하기 위한 증거로 사용될 만한 그 어떤 추가적인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인의협은 또 “어떤 과정으로 두개골 골절 및 뇌출혈에 이르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를 밝혀내는 것은 부검의와 의학적 판단의 몫이 아니라 조사기구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과수의 성급한 결론은 의학적 판단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며 우리는 이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지난 25일 밤 긴급발표를 통해 “망인이 넘어지면서 머리 뒤쪽에 손상을 입고 뇌출혈, 두개골 골절 등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과수는 사망한 전씨가 언제, 어떻게 넘어졌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인의협은 고 전용철씨가 입은 두개골 골절 외상이 넘어져서 다친 것인지, 아니면 경찰의 곤봉이나 방패에 맞아서 다친 것인지 부검 소견만으로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국과수가 고 전용철씨에 대해 “넘어져서 다쳤다”고 발표한 것은 사건진상을 은폐하기 위한 시도 아니냐는 게 인의협의 판단이다.

사망한 전용철씨, 넘어졌다는 근거 전혀 없어

  

▲ 고 전용철씨 사망 원인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결과 반박 기자회견이 27일 오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에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인의협은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국과수의 발표가 “의학적·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거듭 반박했다.

녹색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김혁준 과장은 “전씨의 경우 양측 전두엽 두 군데에서 뇌출혈이 일어났는데 이는 강한 충격 뿐만아니라 약한 충격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도 있다”라며 “전씨가 당시 의식 소실 상태(머리에 충격을 받아 정신을 잃는 경우)에 빠졌다가 깨어나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이럴 경우 깨어나 있더라도 의식이 흐릿하고 두통이 느껴지는데 그러다 병원을 가보면 뇌손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며 “전씨도 구토를 하고 의식이 흐릿해 병원을 찾은 것으로 보아 전형적인 외상에 의한 뇌손상 환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뇌손상을 입은 환자는 사람에 따라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2∼3일 가량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지난 15일 집회 당일 전씨가 경찰의 폭력에 의해 맞거나 넘어져 뇌손상을 입고도, 이를 느끼지 못하다가 이틀 뒤인 17일 응급차로 병원에 실려가서야 뇌출혈이 발견됐다는 설명이다.

김정범 인의협 공동대표는 “의사라면 당연히 환자가 어떻게 다쳤는가 하는 개연성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판단하는 게 옳다”며 “당일 집회에서 경찰에 맞았다는 증언도 나와 있는데 집에서 멀쩡히 있다가 넘어졌다는 것과 집회에서 맞았다는 것 중 어느 게 옳은지는 꼭 전문의가 아니라도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과수가 넘어져서 다쳤다고 발표했는데 그에 대한 보충 소견을 아무 것도 제시한 바 없다”며 “과학적인 것을 배제해 버린 채 발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목격자 “의식 잃었다 깬 전씨, 이전 상황 기억 못해”

▲ 이날 회견에서는 고인이 15일 여의도 농민대회에서 부상당한 뒤 후송되는 사진과 경찰에 맞는 장면을 목격한 증인이 직접 목격담을 발표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주도하는 고 전용철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전씨 사망의 진상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범대위는 이날 전씨가 경찰에 의해 폭행당했다는 근거로 지난 15일 집회 당시 참석한 사람들의 증언을 공개했다.

집회 당일 경찰에 폭행을 당한 전씨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는 배검(전농 화순군농민회장)씨는 “전씨가 전경의 곤봉에 맞아 쓰러졌는데 머리 쪽을 때린 것 같고 전경들이 전씨를 밟고 지나갔다”며 “이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전씨를 무대 뒤로 옮겼는데 그때 이미 의식을 잃고 있었다”고 전했다. 배씨는 또 “이후 전씨가 잠시 깨어났을 때 ‘맞았느냐’고 물으니 이전 상황에 대해 전혀 기억을 못했다”고 덧붙였다.

범국민대책위는 또 이날 <민중의소리> 사진기자가 촬영한 집회 당일 부상당한 전씨 t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는 검은색 점퍼와 청바지, 흰색 줄무늬 운동화를 신은 전씨가 정신을 잃은 채 다른 농민들에 의해 들려나오는 장면이 찍혀 있다.

이같은 여러 정황은 집회 당일 전씨가 경찰에 의해 폭행당한 뒤 머리에 충격을 받았다는 범국민대책위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대책위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범국민대책위는 또 이날 양길승 녹색병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상조사단’을 발족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