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소리고 전용철 농민 사망 진상조사단, 인의협 기자회견

“이것이 진실”…”사건 조작 기도 중단해야”

고 전용철 농민 사망 진상조사단, 인의협 기자회견

기사돌려보기 김경환 기자    

  고 전용철 농민 사인의 진실을 밝히는 진상조사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용철 농민 사망 진상조사단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26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전용철 농민의 사인을 밝히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사인의 결정적 증거사진인 고인이 의식을 잃고 옮겨지는 장면과 고인이 신고 있었던 신발, 옷을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애초 국과수는 고 전용철 농민의 사인에 대해 ‘넘어뜨리기 위해서는 강한 외력이 전면에 가해져야 하는데, 증거를 제시하기 어렵다’며 ‘넘어져서 사망했다’는 말로 사실상 개인적 과실로 사인을 주장했었다. 그러나 진상조사단이 확보한 자료에 의하면 고 전용철 농민은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폭행에 의해 뇌출혈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진상조사단이 제시한 사인 자료는 고 전용철 농민이 의식을 잃고 다른 농민들에 의해 옮겨지는 사진(민중의소리 제공)과 당시 고인을 직접 옮겼던 화성군 농민 배 검씨의 증언, 신경외과 전문의인 김혁준 박사(녹색병원 신경외과 과장)의 소견, 인의협 부검 소견 등이다.
  
  진상조사단은 당시 상황을 시간대별로 설명하며 고 전용철 농민이 경찰 폭력에 의해 뇌출혈에 이르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고 전용철 농민은 4시 30분경 국민은행과 산업은행 사이에서 1차 진압시 머리를 경찰에 의해 가격당했고 (임나영 호서대 학생 증언) 6시 30분경 경찰이 여의도 공원안으로 진입해 진압하던 당시 방패로 가슴을 가격당해 뒤로 넘어졌고 다시 경찰에 의해 머리와 가슴을 가격당했고 지나가는 다른 경찰들에 의해 밟혔던 것(화성군 농민 배 검씨 증언)으로 밝혀졌다.
  
  이 상황을 목격했던 농민들은 “사람이 죽었다”며 고인을 안전한 곳으로 들고 옮겼고 이 당시 고인은 의식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한 장소로 옮겨진 후 고인은 의식을 되찾았으나 어지럼증 등을 호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CT촬영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하는 김혁준 박사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신경외과 전문의 김혁준 박사는 “CT촬영 결과로는 자발성이 아니라 외발성 뇌출혈 임을 알 수 있다. 고인은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외발성 뇌출혈이며 머리 뒷부분에 충격을 받고 앞에서 출혈이 있었던 전충좌상이다”라면서 “머리에 뇌손상을 입은 경우 강력한 외력이 있을 경우 의식 소실이 생긴다. 심했을 경우에는 의식이 되돌아 오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충격이 약하면 의식이 돌아오고 루시디인터벌을 갖는다. 사람마다 몇 시간에서 몇 일동안 의식이 돌아오는 기간이 있고 상태가 심각해지면 죽게된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고인은 충격을 받은 당시 구토나 현기증 등의 증상이 있었을 것이고 이후에도 같은 증상이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또한 “반충좌상의 원인은 공동이론으로 머리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뇌가 반대편으로 쏠리면서 반대편에 음압이 생겨 출혈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이는 충좌상과는 달리 그리 크지 않은 충격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인의협은 고인이 처음 입원했던 보령아산병원의 의료기록을 보여주면서 “지연 외상성 뇌출혈을 겪었다는 기록이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양길승 진상조사단장(녹색병원 원장)은 국과수가 ‘넘어져서 사망했다’는 의견에 대해 “넘어졌다는 것에 대한 다른 어떤 보충 소견없이 넘어져서 생겼다고 단정 지음으로써 사망원인을 밝히는데 혼란이 왔다”면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때 개연성이 높은 것부터 검토하는 것이 과학적이며 옳은 방법이다. 모든 증언이 있는 상황에서 멀쩡히 있다가 넘어져서 생겼다는 것은 어느 것이 진실에 가까운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실을 왜곡하거나 호도하는 것이다. 국과수에서도 제반 사항을 검토하고 제대로 밝혀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상황을 설명하는 배 검 농민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인의협은 “정부가 국과수 부검 결과를 핑계로 정밀한 조사 없이 이 사건에 대한 경찰 폭력이 개입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면서 “사회운동에 대한 탄압속에서 발생한 사망사건들이 공정한 조사없이 정부에 의해 개인적인 실수로 치부되어온 수많은 역사적 사례들을 생각한다”며 공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어 진상조사단은 “경찰의 주장대로 넘어졌다고 해도 경찰의 폭력으로 넘어졌으며 폭행한 상황이 있다. 결국 경찰의 폭력으로 사망했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15부터 17일까지 고인은 마을 청년회관에 있었고 경찰이 아무리 찾고 있지만 고인을 청년회관 밖에서 봤다는 목격자가 없다”면서 사건의 은폐, 조작 기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005년11월27일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