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생리대 운동 펴는 피자매연대 이미영씨

오~래가는 생리대 써 보세요

  

대안생리대 운동 펴는 피자매연대 이미영씨

“좋아하는 색깔의 천을 골라 알록달록한 생리대를 만들고 있으면 귀찮고 부끄러웠던 월경이 내 몸의 소중한 현상이란 생각이 절로 들게 되죠.”

대안생리대 운동을 위해 모인 ‘피자매연대’의 이미영(30)씨는 자신이 직접 만들어 6개월간 써온 꽃무니 면융 생리대를 보여줬다. ‘피자매연대’는 대량 생산되는 일회용 생리대에 숨어 있는 문제점을 알리고, 기존의 대안 생리대를 좀더 낫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이씨가 지난해 뜻이 맞는 친구들을 모아 만든 모임이다. 대안생리대 운동이 활발한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우리 몸에 더 맞는 것을 찾아내고, 직접 만드는 방법을 보급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일회용 생리대는 펄프와 면화를 하얗게 만들기 위해 염소 표백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강력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들어가게 됩니다. 제조회사에서는 아주 소량이라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지만 무해를 입증할 객관적 자료는 부족한 게 사실이죠. 실제로 대안생리대를 사용한 사람들은 월경기간의 트러블도 많이 줄고, 냄새 문제도 일회용보다 훨씬 덜하다고 좋아합니다.”

이씨는 대안생리대가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배출하는 생리대는 1만여 개. 대안생리대를 사용할 경우 폐기물이 아예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안 생리대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동대문 시장 등지에서 면융(플란넬)과 타월천을 사서 면융에 인터넷(bloodsisters.gg.gg)에서 내려받은 본을 대고 그린 뒤 자르고 속에 타월천을 넣어 바느질하고 똑딱단추를 달면 끝난다. 큰 것 3개, 작은 것 6개 정도만 만들어 두면 1년 동안 쓸 수 있다고 한다. “냄새와 위생, 기능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회용 생리대와 똑같은 횟수로 갈아주면 샐 염려가 없고, 작게 접어 손가방에 따로 넣고 다니면 냄새가 나지 않아요. 얼룩이 잘 빠지지 않을 경우엔, 찬 소금물을 짭짤할 정도로 만들어서 담가두면 됩니다.”

피자매연대는 대안생리대를 직접 만들어 파는 일도 하고 있다. 수익금은 명동성당에서 농성 중인 이주노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후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월경을 감춰야 하는 것, 불결한 것으로 생각하는 남성 위주의 사고가 그동안 지배적이었다면 이제는 마음에 드는 원색의 천으로 여성 자신이 생리대를 선택하고 월경의 의미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다음달 7일 서울 쌍문동 인포샵에서 열리는 대안 생리대 워크숍에서 만드는 법을 무료로 배울 수 있다.

글·사진 채윤정 〈허스토리〉 기자 lizar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