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 ‘의료생협’ 조합원 1만명 육박
서울·인천·안성등 전국 확산…醫 반발·의사참여 부족등 걸림돌
주민들 스스로 건강과 의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치조직인 ‘의료생활협동조합’(이하 의료생협)의 조합원이 1만명에 육박하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의료생협은 지역 주민들 스스로 건강, 의료, 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생활협동조합.
현재 각 의료생협에서는 조합원들이 낸 회비를 운영자금으로 1차 의료기관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25일 의료생협연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설립된 의료생협 조직은 서울을 비롯해 인천, 안산, 대전 등 전국적으로 8곳이 넘는다.
이들 지역 외에도 현재 서울 노원지역과 진주, 부산 등 의료생협 설립을 준비 중인 곳도 속속 생겨나고 있어 조만간 의료생협 수는 10곳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생협의 조합원 수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8월까지 약 4천여명 수준이었던 전체 의료생협의 조합원 수는 올해 7월 현재 8천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비교적 일찍 설립된 안성의료생협은 조합원 수가 2000명을 훌쩍 뛰어넘었고, 인천평화의료생협도 조합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6월 창립총회를 계기로 설립된 서울의료생협도 지난해 9월 구로구 대림역 인근에 양한방 협진 의료기관인 ‘우리네 의원·한의원’을 개원, 현재 500여명 이상의 조합원이 가입돼 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의료생협 설립이 확산되면서 지난 6월에는 국내 7개 의료생협이 다함께 참여하는 ‘한국의료생협연대’가 결성됐다.
의료생협연대가 결성되면서 의료생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이 모색되고 있다.
의료생협연대는 지난해 생협 운동에 관심을 가진 의대생을 대상으로 ‘한·일 의대생 교류’ 행사를 추진한 데 이어 올해에도 오는 8월5일부터 양국간 의대생 교류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의료생협연대는 복지부를 상대로 정부차원의 지원과 관심을 촉구하는 대정부 창구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생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의료계의 반발과 의사들의 참여 부족이다.
서울의료생협 서상원 사무국장은 “현시점에서 의료생협이 활성화되기는 상당히 어렵다”며 “개원가를 중심으로 의료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의료생협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근무할 의사를 구하는 일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의료생협은 양한반 협진의원을 개원한 후 거의 1년간 양방을 담당할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
이 같은 사정은 현재 운영되고 있거나 설립을 준비중인 다른 의료생협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문제점은 의료계가 전만적인 불황에 빠지면서 의료생협이 운영하는 병원에도 여파가 미쳐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 국장은 “현재 하루 30~40여명의 환자들이 병원을 내원하고 있다”며 “그러나 경기불황으로 환자수가 줄어들면서 의료생협의 운영자금이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의료생협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의료서비스 기능 제공 외에도 장애인이나, 독거노인 등 의료제도로부터 소외된 사람을 대상으로 방문진료 사업과 예방의학적 차원에서 ‘생애주기별 종합검진사업’등 공공의료 차원의 다양한 사업을 모색중이다.
서울의료생협은 오는 8월부터 조합원 가족을 대상으로 신생아부터 노인까지 각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