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침묵의 의미는 뭔가
주요 방송사들의 “바가지 독감백신” 보도에 대한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주 식약청이 일부 의료기관에서 ‘수입백신과 국내백신은 면역기능의 지속기간이나 항제 생성시기에 차이가 있다’거나 ‘생(生)백신과 사(死)백신의 차이가 있다’면서 고가의 수입완제 백신 접종을 유도하는 사례가 있으나 실제로 두 제품간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부터.
이 발표 내용을 일부 방송사에서 받아 살을 덧붙여 의사들이 환자들을 속여 고가의 수입백신 접종을 유도하고 있다는 식의 보도를 일제히 황금시간대 뉴스에 내보내면서 의료계가 발칵 뒤집혔다.
방송사들이 사실확인을 거치지 않고 의사들을 마치 부도덕한 집단인 것처러메 매도,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히고 국민과 의사들 사이를 이간질했다는 것이다.
의협은 이에 따라 보도를 내보낸 해당 방송사에 즉각적인 사과와 함께 정정보도를 내보낼 것을 요구하고 이같은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시청거부, 고발 등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한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수입완제품 백신을 판매하고 있는 해당 제약사인 GSK측이 여기에 대해 묵묵 부담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 있어서 결코 자유스러울 수 없는 GSK가 왜 입을 굳게 다물고 있을까.
“내부적으로 협의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 뭐라고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왜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돌아온 제약사측 대답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이 GSK의 ‘플루아릭스’가 홍보 팜플렛에 적힌 대로 국내 제품과 효과에 차이가 있느냐는 점인데도 정작 해당 제약사는 팔장만 끼고 있는 셈이다.
식약청은 “수입완제품과 국내제조품은 모두 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불활화 시켜 제조한 사백신으로, 유효기간은 1년이며 면역 생성능도 접종 후 1주 후에 생기기 시작하여 4주째에 가장 높아지는 등 효능 면에서도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GSK 제품은 국내 백신과 동일한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다. 인플루엔자 예방백신으로 허가를 받았을 뿐 효능효과는 허가사항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약청 생물의약품과에서 위법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중인 GSK측의 홍보 팜플렛에는 기존 국산 독감백신은 예방효과 발현시기가 4주(28일)며 예방효과 지속시기도 6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다.
GSK관계자는 여기에 대해 자사제품의 효과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됐고, 국내 백신의 효과는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작성했다고 해명했다. 필요하다면 관련 자료도 보내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의협은 이번 사건을 중대 사안으로 보고 철저한 사실확인을 거쳐 문제가 드러날 경우 관련 공무원의 징계를 요구하고 또 제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해당 제약사에 대한 대응을 준비중이다.
GSK는 더이상의 파문을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국민과 의사들 앞에 모든 사실을 밝혀야 한다.
박진규기자 (pjk914@medigatenews.com)
기사등록수정 일시 : 2004-10-25 / 12: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