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욕심 버려라” vs “절대 안돼”
보건연합, 정부 ‘특허권 무시 강제시행’ 촉구-로슈 “일고 여지 없다”
조류독감 확산에 대한 공포가 전세계로 급속히 번지면서 유일한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사진]의 독점생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타미플루는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가 독점 생산하고 있지만 40여개 나라에서 수 백만 정의 주문이 폭주하면서 공급 부족 사태를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류도감이 인체간 전염병으로 번질 경우 전염 속도가 너무 빨라 치료약 생산이 이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로슈가 특허권을 양보해 다른 제약회사들이 제네릭을 생산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각국 의료 전문가들의 주장이 잇따르고 있는 것.
국내에서는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이 13일 처음으로 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보건연합은 “조류독감 유입시 국내 사망자수는 44만명에 달하는 국가 긴급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며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지식재산권 관련 무역협정과 공중보건에 관한 도하선언문’에 명시된 ’강제 실시’를 그 방안으로 제시했다.
‘강제 실시’는 타당한 이유가 있을 때 특허권을 무시하고 상품을 생산한 뒤 특허권자에게 일정 정도 로열티를 나중에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보건연합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고려가 결코 국민의 생명보다 중요할 수 없다”며 “정부는 조속히 로슈의 타미플루에 대해 ‘강제 실시’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타미플루 독점생산 해체를 주장하는 국제적 압력에 대해 로슈 측은 ‘절대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로슈는 특허권을 양도하거나 제품생산 라이선스를 타 업체에 부여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대해 “일고의 여지도 없는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거부했다.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데 최소 3년이 걸리기 때문에 아웃소싱을 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로슈는 “급증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내년 중반까지 타미플루의 생산량을 지금보다 8~10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로슈가 공장을 완전 가동해도 앞으로 10년이 걸려야 전세계 인구 20%가 복용할 타미플루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