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더 많은 황우석 논란이 필요하다. – 이미 40%는 사익일 뿐

더 많은 ‘황우석 논란’이 필요하다
[주장] 황우석 옹호론자들의 치명적 모순
    김보영(saekyol) 기자 
  

▲ 지난 4월 24일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에서 태어난 복제 개 ‘스너피(Snuppy)’를 안고 있는 황우석 교수.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통령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더욱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소위 ‘황우석 박사 지지자’들은 MBC 사장 퇴진운동에 나서겠다며 전혀 자신의 의지를 굽힐 기세가 아니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는 난치병 환자의 희망이자, 엄청난 국익을 안겨줄 것인데 왜 발목을 잡느냐”는 것이다.

이들의 바람처럼, 황 박사의 연구가 정말 모든 난치병 환자의 희망과 국익이 되기 위해서는 옹호뿐만 아니라 그의 연구에 대한 더 많은 사회적 논란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들로 볼 때, 황 박사의 연구의 성과가 ‘모든’ 난치병 환자의 희망과 국익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황 박사 연구 성과 40%는 이미 ‘사익’일 뿐

황 박사의 연구가 국익과 직결된다는 주장에는 이 연구가 가져올 엄청난 경제적 부가가치가 그 핵심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엄청난 경제적 부가가치가 국익이 되기 위해서는 그 수익이 공공에게 돌아가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드러났듯이 이 수익과 직결되는 특허지분의 40%는 노성일 이사장이라는 한 개인이 차지하고 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은 국익을 위해 황 박사를 지지한다지만, 이미 그 절반 가까이는 ‘사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또한 황 박사·노성일 이사장이 모두 속해있는 대통령 직속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를 보면 황 박사 연구의 1차적 수혜자가 누구인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위원회에서는 의료보험 이원화, 병원의 영리법인화 등을 통해 의료기술을 국민 건강 증진의 도구가 아닌 더 큰 ‘돈벌이’로 만드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그 핵심은 황 박사가 연구하고 있는 ‘생명공학기술’이다.

이를 단순하게 말하면, 황 박사의 생명공학 기술로 난치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되면, 모든 국민의 성원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루어진 만큼 국민의 염원처럼 수많은 난치병 환자들에게 치료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게 하는 방향이 아니라, 영리 병원의 ‘값비싼 기술’이 되어 난치병 환자를 대상으로 돈을 벌겠다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황 박사의 연구로 돌아올 엄청난 이득은 ‘국익’은커녕 영리 병원의 ‘사익’이 될 뿐이다. 또한 이럴 경우 황 박사의 연구는 ‘모든’ 난치병 환자의 희망도 될 수 없다. 단지 돈 많은 난치병 환자의 희망일 뿐이고, 돈 없는 난치병 환자들은 그의 연구 성공과 아무 관련 없이 여전히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

의료기술이 발전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모든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의료기술이 가장 많은 미국에서 전국민의료보험조차 없어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값비싼 치료제 때문에 고통받는 수많은 국내외 백혈병 환자들이, 증상완화제가 발명되었음에도 조류독감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수많은 동남아 국민들이 그 사실을 뒷받침 하고 있다.

사회적 논란을 틀어막기만 한다면, 황 박사는 당신의 영웅이 될 수 없다

진정 황 박사를 ‘국민적 영웅’으로 만들고 싶다면 논란을 제기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릴 것이 아니라 더욱 더 많은 사회적 논란으로 활성화 해야 한다. 개발독재 아래 경제개발을 위해 피땀 흘린 국민들이 결국 경제성장의 공정 대가를 민주화의 노력 끝에 얻기 시작했던 것처럼 말이다.

국민적 영웅을 지킨다며 이러한 논란을 틀어막기에 급급하다면, 결국 황 박사는 적어도 돈 없고 빽 없는 당신의 영웅이 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