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정부 보고서 “30개월령 미만 소라도 광우병 발생률 0.05%”
강기갑 의원 “국민무시” … 농림부 “살코기만 수입, 문제없어”
농림부가 수입재개키로 한 30개월령 미만 소의 광우병 발생률이 0.05%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부가 국민의 건강권을 외면하고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8일 강기갑 의원실에서 입수한 농림부 보고서에 따르면 ‘30개월령 미만 소에서 광우병 증상 발생률은 0.05%로 알려졌다’고 명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보고서는 ‘미국 BSE(광우병) 상황 및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검토’라는 제목으로 2005년 11월 농림부 축산국이 작성한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기준이 ‘30개월 이하 소의 살코기는 교역가능’하므로 미국과 협상에서 30개월 미만 소를 수입재개하기로 한 것이며 안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 농해수위 상임위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정부 스스로 작성한 문서에서 ‘30개월 미만 소에서 광우병 발생률이 0.05%’라고 적시해 놓고도,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주장해온 것은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정부처럼 20개월 이하소로 제한하지 못한 것은 명백한 협상실패이며, 한미 FTA 개시선언을 위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외면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30개월 미만의 광우병 사례가 세계적으로 24건 발견된 사실을 토대로 미국 정부에 기준 강화를 요구하였고, 두 나라는 20개월 이하 소에 대해서만 수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개월 미만 소 가운데 실제 12~17개월 쇠고기만을 수입하기로 하였다. 이는 일본 정부가 미국의 소 나이 측정을 신뢰할 수 없다며 20개월 이하 쇠고기 중에서도 지육의 생리적 성숙도에 따라 A40등급(12~17개월령)을 기준으로 내세워 관철시켰기 때문이다.
A40 등급을 충족하는 미국산 쇠고기는 미국 내 전체 도축 소의 8% 정도에 불과한 반면 한국에 수출하게 될 30개월 미만 소는 90%에 이른다.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광우병 발생률이 0.05%라는 것은 30개월령 미만 소의 발병률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살코기만 수입키로 미국과 합의했으므로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