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파동에도 한미FTA 협상은 착착 진행
17일 의약품 별도협상…서비스 협상은 이미 열려
2006-10-12 오후 2:48:05
’10.9 북한 핵실험’ 여파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한미 양국 FTA 협상단은 이달 23일부터 닷새 간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미 FTA 4차 협상을 앞두고 협상분과들 가운데 일부 분과에서 별도의 협상을 이미 개최했거나 개최할 예정이다. 양국 협상단은 한미 FTA 협상은 북한의 핵실험과 상관 없이 원래 일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 협상단은 지난달 초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3차 협상에서 앞으로 본협상뿐 아니라 화상회의, 전화회의, 대면회의 등 다양한 형태의 분과별 협상을 개최해 한미 FTA 협상의 속도를 높이자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양국 협상단은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 투자 및 서비스 분과, 원산지·통관 분과, 지적재산권 분과 등에서 별도의 협상을 갖기로 했었다.
이에 따라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은 오는 17일 전만복 한국 측 작업반장과 애로 오즈럿, 톰 볼리키 미국 측 공동 작업반장이 주재하는 화상회의(video-conference)를 개최할 예정이다.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은 9월 초 3차 협상 전에도 8월 21~22일 싱가포르에서 별도의 회의를 가진 바 있다.
보건복지부 측은 “이번 화상회의는 3차 시애틀 협상 당시 우리 정부의 (건강보험) 약값 적정화 방안의 연내 추진 일정을 고려해 상호간 이견을 조속히 좁혀갈 필요가 있다는 양국의 인식에 따라 개최되는 것”이라며 “이번 회의에서는 4차 제주협상이 생산적인 협상이 될 수 있도록 양측 대표단 간 입장을 사전에 조율하고 상호 이해를 제고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측은 “4차 협상은 이번 화상회의에서 확인된 양측 입장을 바탕으로 양측 관심사항을 실질적으로 주고받는(give and take, 기브 앤드 테이크) 구체적인 협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서비스 분과는 이미 지난달 말 전화회의 형태의 ’3.5차 협상’을 진행했다. 이 회의에 대해 유명희 서비스 공동 분과장은 “한미 양측 협상단이 상대편 서비스 유보안의 내용을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원산지·통관 분과의 경우 4차 협상 전에 별도로 협상을 할 계획은 있었지만 아직까지 협상을 개최하지는 않았다. 김종범 원산지·통관 공동 분과장은 “4차 협상이 열리기 전 아직 1주일이 남아 있기 때문에 텔레컨퍼런스(tele-conference, 전화회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회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개성공단 문제’를 의식한 듯 말을 아꼈다.
우리 측 입장에서 봤을 때 현재까지 북한 핵실험이 한미 FT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는 개성공단 문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일반적 상업거래를 포함한 대북 경제제재’를 취하기로 결정하면 정부가 개성공단 사업을 중단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상품도 한미 FTA의 적용을 받도록 한다’는 우리 측 협상목표에 수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