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미국산 쇠고기 인천공항으로 첫 반입
3년만에 국내 첫 수입.. 광우병 검역은 구멍투성이
임은경 기자
광우병 위험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가 드디어 오늘(30일) 아침 인천 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이후 3년만에 미국산 쇠고기가 첫 수입된 것이다.
인천공항에 전화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날 오전 9시반에 비행기를 타고 들어온 쇠고기 707개 상자는 10시반까지 하역작업을 마치고 검역을 위해 냉동고에 들어갔다.
이번에 들어온 쇠고기는 국내 수입업체인 N사가 미국 캔사스주 ‘크릭스톤 팜스’의 작업장에 의뢰한 등심, 뼈가 제거된 갈빗살 등 3개 부위 9톤 물량으로, 크릭스톤 팜스는 지난 2004년과 2005년 세차례에 걸쳐 광우병 관련 3건의 위반이 적발된 곳이다.
’크릭스톤 팜스’, 광우병 위생조건 위반 세차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707개 상자를 모두 개봉해 특정위험물질(SRM) 포함 여부, 수입금지 조건인 뼛조각 포함 여부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확인 결과, 검역원이 하겠다는 검사는 ‘육안 검사’가 전부여서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이날 현장에 나가있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수입검역검사과 담당자는 “육안 검사를 통해 뼛조각 포함 여부 등을 조사하며, 이상이 있을 시 절단검사, 해동검사 등을 실시할 것”이라며,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X-레이 투시검사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팩에 포장되어 있는 덩어리 고기를 육안으로만 검사한다면, 덩어리 속에 뼛조각이나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척추, 척수, 배근신경절, 편도)이 들어있을 경우 알아낼 방법이 없다. ‘민중의소리’와 통화한 담당 계장은 이 문제에 대해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나마 이번에 수입된 고기는 전수검사(표본 추출 없이 모든 물량을 검사하는 것)를 하지만, 이후 배를 타고 대량으로 들어올 물량에 대해서는 표본 검사만을 할 예정이어서 소비자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에 첫 수입된 물량은 전수검사 및 잔류물질 검사를 거쳐 11월 중순이 되어야 통관절차를 마치고 시중에 유통될 전망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육안 검사’만 진행.. 덩어리 속 뼛조각은?
지난 9월 농림부에 의해 수입이 허가된 미국산 쇠고기가 이제야 처음으로 들어온 이유는 그동안 미국 현지의 수출작업장들이 ‘뼛조각이 들어있는 고기까지 수입해달라’며 선적을 하지 않고 버텼기 때문이다.
한미간에 체결된 쇠고기수입협정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은 물론 뼛조각과 내장 등을 수입금지 부위로 정하고 있는데, 수출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거대 축산자본은 이를 무시하고 자기네 요구를 들어달라고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이다.
수출 작업장에서 뼛조각을 일일이 분리해 내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수입위생조건상 수입 쇠고기 검역과정에서 특정위험물질이 발견되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전면 중단된다. 또한 뼛조각 등 특정위험물질이 아닌 금지부위가 발견되면 해당물량의 전량 반송 및 해당 쇠고기 작업장의 수출승인이 취소되기 때문에, 이런 일이 한번이라도 발생하면 쇠고기를 수출하는 미 축산자본에 상당한 타격이 된다.
때문에 미국은 지난 9월 척 램버트 미 농무부 차관보가 주미대사관에 서한을 보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 정부에 뼛조각이 포함된 쇠고기까지 모두 수입하라는 압력을 넣어왔다. 30일부터 1일까지 한국에서 열리는 한미동물검역전문가회의에서도 미국은 뼛조각이 포함된 쇠고기 수입에 관해 농림부에 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릭스톤 팜스’는 비교적 고급 정육을 생산하는 곳으로 한국 수출의 ‘총대’를 멘 셈이지만, 대부분의 수출작업장들은 미 정부가 한국 정부에 압력을 통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해주기를 기다리며 수출을 미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