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 대책’···‘경쟁력’ 키우다 ‘공익성’ 훼손 우려
입력: 2006년 12월 14일 18:22:40
정부가 14일 내놓은 ‘서비스산업 경쟁력강화 종합대책’은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뒤지고 있는 국내 서비스 산업의 체질개선을 위한 ‘종합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다. ‘서비스 질은 떨어지는데 값만 비싸다’는 인식을 바꾸지 않고는 경상수지 악화의 주범인 관광수지 적자를 줄일 수 없을뿐더러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서비스 산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게 정부의 인식이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이번 대책은 ‘백화점식 나열’에만 그쳤을 뿐 획기적인 내용이 없고, 관련업계의 수익성 강화에만 치중한 나머지 교육·의료 분야에서 공익성을 훼손할 우려가 높아 정책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방송사 중간광고 허용 논란=불합리한 규제개선이라는 명분을 내걸긴 했지만 방송사의 가상·중간광고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은 ‘시청자 주권’을 침해할 수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방송위원회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가상광고는 스포츠 중계방송으로 제한하고, 중간광고는 1차적으로 지상파 DMB방송부터 시작해 공중파 방송으로까지 확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중파 방송에 중간광고와 가상광고를 허용할 경우 방송 상업화를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료법인 영리화·영어전용마을 반발 거셀 듯=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의료법인이 병원경영서비스회사(MSO)에 대한 지분참여를 통해 공동브랜드와 체인점을 만들고, 다양한 상품개발을 통해 영리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병원이 우회적으로 영리법인화하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눈속임’에 불과하다”며 “공공병원이 8%에 불과한 실정에서 병원의 영리추구 행위까지 허용하면 의료 서비스질 개선보다는 소비자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제주도의 초·중·고생들이 1~2년 영어로 수업을 받으며 정규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자립형 사립교’를 설립하는 방안도 논란을 부를 소지가 크다. 고소득층 자녀의 해외 어학연수를 대체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데다 제주도 영어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한 영어과외 열풍을 몰고올 것으로 우려된다.
◇종부세 첫 예외 인정 형평성 논란=관광·휴양시설의 사업용 토지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완화조치는 정부가 종부세의 첫 예외를 인정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스키장·골프장 등 대규모 토지를 필요로 하는 업종의 특성상 종부세를 완화해줘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개인 자영업자나 종부세 납부 대상자들도 조세형평을 이유로 종부세 완화를 주장하고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강진구기자 kangj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