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美 쇠고기 발암 다이옥신 검사 안한다

美 쇠고기 발암 다이옥신 검사 안한다

[서울신문 2007-04-25 19:33]

[서울신문]뼛조각과 다이옥신 파문을 일으킨 미국산 쇠고기가 최근 반입된 가운데 농림부가 다이옥신 검사를 생략하는 등 검역을 간소화할 방침을 세워 논란이 일고 있다.“쇠고기 검역 완화는 없다.”는 박홍수 장관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미국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농림부에 따르면 최근 농림부 고위 관계자가 “검역 기간이 5일 정도면 충분해 다음 달 1∼2일 예정된 한·미 쇠고기 검역 기술협의 개최 이전에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수입업체 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 미국 캔자스주에 작업장을 둔 ‘크릭스톤 팜스’사로부터 수입된 6.4t의 미국산 쇠고기는 이번 주 검역을 마치고 30일쯤 최종 합격 판정이 나올 전망이다.

이를 두고 농림부 안팎에서는 미국의 눈치를 보며 검역상 ‘이중잣대’를 들이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에도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을 압박하는 미국과의 다음 달 기술협의 자리를 다분히 의식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박홍수 장관이 줄곧 강조해 온 “쇠고기 통관의 철저한 검역” 방침과도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검사가 빠진 것이 문제로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농림부 관계자는 “통상 보름 정도 걸리는 다이옥신 검사가 생략돼 검역 기간이 일주일 미만으로 단축되게 됐다.”면서 “지난해 말 미국산 쇠고기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는데, 과거 벨기에·칠레의 경우처럼 국가 전체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와 역학조사 요구는커녕 오히려 다이옥신 검사를 건너뛰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농림부 관계자도 “지난해 말 수입 물량에 대한 정밀검사를 강화하지 않았다면 지난해 3차분 물량에서 다이옥신 검출이 안 돼 그대로 시중에 유통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크릭스톤 팜스 작업장으로부터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반입된 물량이라 무작위 정밀검사 방식을 적용해 다이옥신 검사를 생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