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순서
사회 : 강아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 기자회견 취지 및 인사말
- 황해평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 참여단체 발언
- 권미란 (HIV/AIDS 인권모임 나누리+)
- 강석주 (한국감염인연대 카노스)
- 변혜진 (건강권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 상징 퍼포먼스
- 애보트 및 다국적제약회사의 의약품 독점으로 죽어간 환자 추모
○ 기자회견문 낭독
- 안기종 (한국백혈병환우회)
- 김봉구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기자회견문>
애보트는 태국민중의 생명을 흥정하지 말라!
- 한국정부는 한미 FTA를 무효화하고 의약품 가격을 인하하라 -
올해 1월 태국정부는 혈전치료제 플라빅스(사노피-아벤티스 社)와 에이즈치료제 에파비렌즈(머크 社), 칼레트라(애보트 社)에 대한 강제실시를 발동하였다. 태국정부는 더 이상 비싼 특허약에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값싼 복제약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태국은 현재 70만 명이나 되는 HIV/AIDS감염인 중 17만명에게 에이즈치료제를 공급해야하고 기존 에이즈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2차 치료제를 공급해야하는 상황이다. 태국정부는 2004년부터 포괄적 에이즈치료 접근 프로그램(Thai program of universal subsidized access to AIDS treatment)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 약 8만 명만이 치료를 받고 있다. 게다가 2차 에이즈치료제의 비용은 평균적으로 1차 치료제보다 14배나 비싸기 때문에 값싼 2차 치료제를 공급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태국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에이즈환자들은 죽을 수밖에 없고 에이즈확산도 막을 수 없다. 또 플라빅스는 심장질환을 치료하는데 사용하는 의약품으로써 한국에서 연 1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는 는 처방액수 1위인 의약품이다. 태국에서도 플라빅스는 높은 처방비율을 가지고 있으나 그 약값이 고가여서 환자들의 플라빅스 사용이 어려운 상태다. 태국정부가 우선 2가지 에이즈치료제와 플라빅스에 대해 강제실시권을 발동한 것은 태국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필수적인 선택이다.
‘의약품 특허에 대한 강제실시(compulsory licensing)’는 특허권자외의 제3자에게 특허권의 사용을 허락하는 것으로, 특허의약품의 복제약을 생산, 공급할 수 있는 조치이다. 강제실시는 태국 특허법뿐만 아니라 세계무역기구 무역관련 지적재산권협정(WTO TRIPS)상으로도 합법적 조치이다. 더욱이 2001년 WTO각료회의에서 채택한 ‘TRIPS협정과 공중보건에 관한 도하 선언문’은 “TRIPS협정 중 그 어떠한 것도 회원국들이 각국의 공중보건과 관련된 조치들을 채택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회원국에게 강제실시권이 있고 그 조건을 결정할 권한이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초국적제약회사들은 명백한 합법적 권한인 강제실시를 막고 자신들의 이윤을 보장하기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특허권을 강화시키는 것이 환자들의 신약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이라는 앞뒤 안 맞는 말을 늘어놓고, FTA를 통해 각 국의 의약품제도와 법을 바꿀 것을 강요해왔다. 한국에서도 미국정부가 강요했던 특허제도와 선진 7개국 평균약가제도로 인해 백혈병환자들이 글리벡을 복용하기 위해 한달에 600-800만원의 비싼 약값을 물어야했다. 백혈병환자들이 글리벡 약값인하를 요구했을 때 노바티스는 글리벡을 한국에서 팔지 않겠다고 위협하였다. 이에 2001년 한국의 시민사회단체가 글리벡의 강제실시를 청구하자 노바티스는 한국정부가 강제실시를 허용한다면 세계무역기구에서 분쟁이 생길 수 있다고 협박을 했다. 현재도 BMS사는 글리벡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새로운 백혈병치료제를 팔려고 하고 있다. 또 로슈사는 에이즈치료제인 푸제온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국애서 푸제온을 공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정부는 초국적제약회사가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도록 한미 FTA를 타결하였다. 유시민 복지부장관이 의료급여개악과 동네의원 본인부담금을 올려 가난한 사람들과 평범한 서민들의 치료권을 박탈하면서 쥐어짜내는 돈은 연간 3800억원 이지만 초국적 제약회사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한미 FTA 의약품 협상을 타결함으로서 초국적제약회사에 퍼줄 돈은 연간 1조원이 넘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미 FTA가 아니라 태국이 강제실시를 하여 더 많은 환자에게 값싼 치료제를 공급한 것처럼 환자의 의약품접근권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이다.
초국적제약회사들과 미국정부는 태국정부에게 강제실시를 철회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2차 에이즈치료제 칼레트라에 대한 특허권을 갖고 있는 애보트사는 태국의 강제실시를 무력화시키는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애보트는 3월초 강제실시를 철회하지 않으면 태국에서 7가지 치료제를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협박에도 태국정부가 강제실시를 철회하지 않자 결국 애보트사는 4월 10일 칼레트라를 40여개국에서 연간 2200달러에서 1000달러로 인하하고 공급지역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우리는 애보트의 가격인하방침에 대해 오히려 더 큰 분노를 느낀다. 애보트의 가격인하 발표는 지금까지 에이즈환자들을 대상으로 환자 일인당 연간 1200달러만큼의 폭리를 취해왔음을 인정하는 것이며 초국적제약회사가 신약연구개발을 위해 특허권이 강화되어야하고 비싼 약가는 당연하다고 주장해왔던 것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그동안 연 2200달러를 내지 못해 죽어간 에이즈환자들의 생명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더욱이 애보트의 가격인하는 독점을 유지하기위한 임시방편의 조치일 뿐이다. 강제실시가 철회되고 독점이 유지되면 애보트가 과거에 에이즈치료제 노비르의 약값을 갑자기 5배 인상했듯이 애보트 마음대로 약값을 인상할 수 있고 공급을 중단시킬 수 있다. 우리는 태국정부의 강제실시를 적극 지지한다. 강제실시는 의약품 가격을 깎는 조치만이 아니라 초국적제약사들이 의약품독점을 빌미로 약가를 마음대로 올리는 조치를 예방하고 환자에게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치이기 때문이다.
태국이든 미국이든 한국이든 초국적제약회사들에게 농락당하는 환자의 처지는 같다. 한미 FTA 타결로 인해 다국적 제약사들의 의약품가격 폭등으로 앞으로 더 큰 피해를 겪게 될 우리에게 태국의 상황은 남의 일이 아니다. 태국 환자의 생명을 농락하는 애보트에 맞서 오늘 전세계에서 공동행동이 진행된다. 영국, 프랑스, 미국, 인도, 독일, 스위스, 아르헨티나, 브라질, 케냐, 싱가포르, 뉴질랜드, 호주,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오늘 애보트 본사에 항의서한이 전달되고 공동의 항의시위가 동시에 진행된다. 우리는 태국에서 강제실시가 제대로 실행될 때까지 전 세계의 환자들과 함께 싸울 것이다. 우리는 또한 초국적제약회사들이 한국에서 이윤과 독점을 보장하기위해 한미 FTA 체결과 비싼 약값을 강요하는 것에 맞서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다.(끝)
우리의 요구
- 애보트는 의약품특허에 대한 강제실시를 방해하지 말라
- 애보트는 칼레트라의 약값을 전 세계적으로 인하하라
- 애보트는 에이즈환자가 있는 모든 곳에 칼레트라를 공급하라
- 애보트를 비롯한 다국적제약회사는 각국의 의약품제도 무력화기도 중단하라
- 다국적제약회사의 이윤만을 위한 한미 FTA를 철회하라
2007. 4. 26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노동건강연대)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공공의약센터/인권운동사랑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동성애자인권연대/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건강세상네트워크 의료연대회의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사회진보연대 정보공유연대 한국HIV/AIDS감염인연대 KANOS 한국백혈병환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