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한·미 FTA 車·쌀 분야 실패”
경향신문 2007년 06월 14일 18:06:33
미국 하원 외교위 산하 테러리즘·비확산·무역소위 소속 의원들은 1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안이 미국 자동차에 대한 한국의 시장개방을 충분히 얻어내지 못한 데다가 쌀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집중 비난했다.
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까지는 개성공단을 비롯한 ‘역외가공지역(OPZ)’ 조항을 적용하지 말라면서 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소위가 이날 연 ‘한·미 FTA와 대외정책’ 청문회에서는 비판론이 주를 이뤘다. 소위는 FTA안을 심의하게 될 하원 세입위 산하 무역소위와 달리 수출통제 및 무역이 대외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다룬다.
브래드 셔먼 소위 위원장(민주·캘리포니아)은 한·미 FTA를 미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디트로이트를 황폐화시킨 1812년 미국의 영국에 대한 선전포고에 비유하면서 자동차산업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돈 맨줄로 의원(공화·일리노이)은 한국이 지난해 75만대의 자동차를 미국에서 팔았지만 같은 기간 3만7000대의 외국산 자동차만 수입했다면서 “협상안은 자동차 교역에서의 장애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FTA의 수혜산업인 농업 중심지 조지아주 출신 데이비드 스콧의원(민주)까지 나서 “미국에 일방적으로 나쁜 협상”이라면서 “포드나 GM 같은 자동차업체들이 한국 업체들로 대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과 관련해 셔먼 위원장은 “의회가 특별법으로 승인하기 전에는 완제품이건, 부품이건 휴전선 북쪽에서 생산된 재화와 용역이 한·미 FTA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내용을 협정문에 추가하라”고 촉구했다. 개성공단을 방문한 바 있는 소위 공화당 간사 에드 로이스 의원(캘리포니아)은 “아무도 미국이 북한산 제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론 클레인 의원(민주·플로리다주)은 한국 기업들이 유조선 건조 등을 통해 이란 에너지 업계와 사업을 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국 기업과 이란 간의 거래를 끊은 뒤 FTA를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캐런 바티야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FTA로 미국이 얻는 예상수입이 최고 430억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FTA가 없더라도 한국 자동차의 대미 수출은 한해 70만대에서 80만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한·미 FTA는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전략적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김진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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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제품 특혜 안된다”…美, FTA협상 비난
美 하원 FTA 청문회
세계일보 2007.06.14 (목) 19:08
◇캐런 바티아 USTR 부대표(오른쪽)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3일 미 하원 외교위 테러·비확산·무역 소위가 주관한 한미FTA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된 이후 처음으로 미국 의회에서 한미 FTA 청문회가 13일 열렸다.
하원 외교위 테러·비확산·무역소위가 주관한 이 청문회에서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은 거의 예외 없이 협상 결과를 강력 비난해 협정의 의회 비준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청문회에서 캐런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한미 FTA 협정 내용 중 자동차, 개성공단 제품, 쌀 시장 문제 등을 집중 제기하면서 한국 측과 협의해 협정문을 수정하거나 재협상을 하라고 정부 측에 요구했다.
특히 노동자 이익을 대변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원천적으로 한미 FTA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인 반면,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지역구 이익 대변 차원에서 자동차·쌀·섬유 등 사안별로 협상 결과를 성토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국 의원들이 그동안 집중 제기해온 미국산 소고기 문제는 거의 거론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청문회 사회를 맡은 브래드 셔먼 소위원장(민주)은 개성공단 제품에 대해 “의회가 특별법으로 승인하지 않으면 완제품이든 부품이든 북한에서 생산된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가 한미 FTA 협정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을 협정문에 추가로 삽입하라”고 요구했다.
론 클레인 의원(민주)은 “이란과 교역하는 국가와는 FTA 체결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에 하원의원 267명이 서명했다”면서 “현재 한국의 LG건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 등이 이란과 에너지·조선 분야 사업을 하고 있으므로 한국이 국익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스콧 의원(민주)은 “지역구가 있는 조지아주에서 포드와 GM 등 자동차 생산업체가 문을 닫고, 그 대신 한국의 기아차가 들어왔다”면서 “이 협정은 자동차, 역외가공지대 설치 등의 문제가 있어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합의문 수정을 요구했다.
도널드 맨줄로 의원(공화) 은 “자유무역 지지자들이 이번처럼 협정 내용을 따져본 적이 없다”면서 “한국 측이 자동차 분야 재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했으나 그것은 미국의 정치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재협상을 요구했다.
에드 로이스 의원(공화)은 “개성공단 제품이 미국에 언젠가 들어올 수 있도록 협정 문안이 만들어졌다”며 “미국 정부가 나서서 한국이 개성공단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설득하라”고 주문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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