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 강남점 통로 철봉 땜질 경찰 원천봉쇄 조합원들 압박
[ ‘이랜드 파업’ 16일째]
경찰 고립작전 속 노사 대표자 오늘 교섭 재개키로
홈에버 월드컵몰점,한때 의료진 출입마저 막기도
이정애 기자 최원형 기자 김진수 기자
» 이랜드그룹 계열사 노조원들이 8일째 점거농성을 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킴스클럽과 뉴코아아울렛의 두 매장 사이를 연결하는 지하통로에 15일 회사 쪽이 방화문에 용접을 하고 철봉을 질러 노조원의 출입을 막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비정규직에 대한 해고 중단과 외주 용역화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이랜드그룹 계열사 노조원들의 점거 농성이 이번주에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경찰이 서울 홈에버 월드컵몰점과 뉴코아 강남점의 노조원 농성장 출입구를 봉쇄해 ‘고립작전’을 펴고 있는 가운데, 노사는 16일 오후 7시부터 양쪽 대표자가 참석하는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경찰은 15일 150여명의 뉴코아 노조원이 8일째 점거 농성을 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뉴코아 강남점에 500여명을 투입해 다른 조합원과 외부인의 농성장 출입을 통제했다. 회사 쪽은 킴스클럽과 뉴코아백화점, 뉴코아아울렛이 연결되는 지하 1층 통로에 방화문을 내리고, 그 위에 철봉으로 땜질을 해 출입을 원천봉쇄했다.
박명수 뉴코아노조 쟁의부장은 “출입이 가능한 15개의 통로를 모두 땜질로 막아 화재가 일어나거나 경찰력이 투입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불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가 방화문을 내린 것을 소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며, 국가인권위원회에도 긴급구제를 요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150여명의 노조원이 16일째 점거 농성을 하고 있는 마포구 홈에버 월드컵몰점에도 500명의 경찰을 배치해 7곳의 출입문을 통제했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 10시께 농성자들의 건강검진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보건의료단체연합 소속 의료진 30여명이 경찰의 저지에 막혀 2시간여 동안 농성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경찰은 “농성자 중에 환자가 있으면 밖으로 나오면 될 것이 아니냐”며 의료진의 진입을 막다 2시간이 지나서야 18명만 들여보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의 우석균 정책실장은 “날마다 약을 챙겨 먹어야 하는 당뇨나 고혈압 환자가 있는데,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약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경우가 많아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의약품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며 “노태우 정권 때부터 파업 의료지원을 했지만 진료를 막은 것은 전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학종 마포경찰서 경비과장은 “진료를 꼭 하는 데 필요한 인원만 들어가라고 했던 것”이라며 “불법 점거농성을 경찰이 조장할 수 없는 만큼 다른 조합원이나 외부인의 신규 진입을 통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밤 11시께 홈에버 월드컵몰점 주변에서 매장 점거 지원농성을 하던 노조원 등 60여명이 매장 안으로 들어가려다 주변을 지키던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노조원 26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정애 최원형 박현정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