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 내년 6.4% 오른다
병원밥값 환자부담률 50%로…6살미만 입원비 무료혜택 없애
김양중 기자
내년도 건강보험료가 올해보다 6.4% 더 오른다. 하지만 병원에 입원했을 때 먹는 식사 값과 6살 미만 아동의 입원료, 장제비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은 줄어들어, 보험료는 오르지만 건강보험 혜택은 오히려 준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오후 늦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위)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도 건강보험료와 병·의원의 진료수가에 대해 논의한 결과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는 올해 평균 6만3140원에서 4041원 오른 6만7181원, 지역 가입자는 올해 평균 5만5432원에서 3548원 오른 5만8980원으로 결정했다. 또 의원의 건강보험 진료수입은 2.3%, 병원은 1.5% 인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반 환자의 병원 식대는 현재 20%에서 50%로 올리기로 했고, 6살 미만 아이들이 입원했을 때 내는 환자본인부담금은 현재 무료에서 10%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또 장제비는 건강보험 혜택에서 제외됐다.
복지부는 “원유가 상승 등 경제 여건 및 서민생활의 어려움을 감안해 보험료 인상은 최소화돼야 한다는 데 건정심위에서 의견을 모아 내린 결론”이라며 “보험료 추가 인상을 막기 위해 입원환자의 식대 인상과 6살 미만 아동의 입원본인부담금의 부담 및 장제비 급여 제외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노총 등 건강보험 가입자 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수익을 위해 불필요한 의료행위가 증가하고 있는 구조를 개선하지 못한 채 건강보험 가입자의 부담만 가중시킨 꼴”이라며 보험혜택을 확대하지 않고서 이뤄지는 정부의 보험료 대폭 인상 방침을 비판했다.
앞서 이들 단체들은 10월 말부터 지금까지 6차례 열린 건정심위 소위에서 ‘수가 체계 변경’ 등 병·의원의 불필요한 진료를 막을 수 있는 제어장치 도입을 촉구해왔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지금처럼 진료행위에 따라 의료 공급자가 수익을 얻는 구조에서는 수익을 더 얻으려는 불필요한 의료행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질병 진단에 따라 진료비를 결정하는 포괄수가제 등을 도입해 진료량이 크게 늘어나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12월부터 열리는 건정심위 제도개선소위에서 이런 수가제 변경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그동안 진행됐던 논의 과정을 볼 때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