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세상을 바꿔보자” 메시지무비 줄이어

“세상을 바꿔보자” 메시지무비 줄이어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  

최근 오락성보다 사회성 짙은 영화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사회고발성 다큐멘터리는 물론 실존 국회의원을 주인공으로 한 정치 실화와 국제적 긴장 관계에 있는 두 나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까지 해외 작품들을 위주로 사회 개혁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

이들 작품은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특정한 메시지를 얻을 수 있는 `메시지 무비` 성격을 띠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치권에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안성맞춤인 국회에서 시사회가 잇따르며 사회적 반향을 기대한다.

미국 9ㆍ11 테러를 부시 정권의 음모론적인 관점에서 다룬 영화 `화씨 9ㆍ11`로 유명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신작 `식코`가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시사회를 갖는다.

`식코`는 민영화된 미국 의료보험 체제의 부조리를 담은 다큐멘터리물이다. 미국과 동일한 체제의 보험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새 정부 정책에 반하여 전국 공공서비스노동조합을 비롯한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단체연합, 의료연대회의 등의 단체들이 영화 `식코` 보기 운동을 벌일 예정이어서 이 영화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영화는 미국의 민영화된 의료보험제도가 가지고 있는 맹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세계 최고 부자 나라인 미국에서 벌어지는 목숨을 건 `돈놀이`의 실체를 밝힌다.

`식코`는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마이클 무어의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다. 4월 3일 개봉.

말만 앞서는 정치인들에게 일침을 놓는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도 뚜렷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정치인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노예제도 폐지를 위해 외로운 싸움을 벌인 18세기 영국 국회의원 윌버포스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영화 제목과 같은 이름의 찬송가가 영화 전반에 흐르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과 반성이 우러나오게 만든다.

지난해 서울기독교영화제 개막작이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종교적 영화지만 지난달 26일 국회의사당에서 특별시사회를 가졌을 정도로 사회 지도층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다. 3월 20일 개봉.

이스라엘 영화 `밴드비지트`는 코믹드라마지만 은연중에 세계평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종교, 영토다툼 등에서 서로 적대적 관계인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이 영화를 통해 조화를 이룬다. 국내에서 생소한 이스라엘 영화지만 정작 주인공은 이집트 경찰 악단이다.

줄거리는 언어소통 실수로 황량한 마을에 도착한 이집트 악단의 좌충우돌 드라마다. 전화기를 둘러싸고 이집트 경찰과 이스라엘 주민이 평화로운(?) 대결도 벌인다. 종교ㆍ문화를 떠나 인류가 화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넌지시 보여준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호 기사에서 “사회성 강한 영화제작 움직임은 흥행 성적은 신통치 않아도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며 메시지 무비의 긍정적 영향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