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유전자변형(GM) 옥수수 국내 첫 발견

[단독] 유전자변형(GM) 옥수수 국내 첫 발견

출처 : [쿠키뉴스] 기사입력 2008-04-16 18:23 |최종수정2008-04-16 20:23

[쿠키 사회] 국내 옥수수 텃밭에서 유전자변형(GM) 옥수수가 자생하는 것으로 최초 확인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평가센터 김창기 박사 연구팀은 2005년부터 전국 경작지와 곡물수입항 주변 농작물을 대상으로 GM작물 유입 여부를 조사한 결과 2005년과 2006년 인천항 주변 텃밭에서 GM옥수수가 잇따라 발견됐다고 16일 밝혔다.

김 박사 연구팀은 2005년 7월 인천항 주변 도로변 텃밭 7곳에서 재배중인 콩 5점과 옥수수 7점의 잎을 수거, DNA 추출을 통해 GM작물 여부를 판별했다. 이 과정에서 옥수수 1점이 GM작물로 드러났다. 2006년 조사에서도 최초 GM옥수수가 발견됐던 텃밭 인근에서 GM옥수수 4점이 추가로 발견됐다. 김 박사는 “사료용으로 쓰이기 위해 수입된 GM옥수수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일부 씨앗이 도로 인근 텃밭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정확한 GM옥수수 유입 경로에 대해서는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GM옥수수 이외에 GM콩도 곡물 이동 경로를 따라 국내 텃밭에 퍼져나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성균관대 식물분자생리학과 이우성 교수는 “GM옥수수가 발견됐다면 콩이나 다른 작물도 얼마든지 발견될 수 있다”면서 “바람에 날렸거나 혹은 벌레나 새들이 운반을 해서 씨앗을 떨어뜨렸을 경우를 쉽게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M 작물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됨으로써 여러가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교수는 “GM 작물이 자라서 씨앗을 만들고 그게 퍼져나가면 국내 작물과 유전적 오염을 일으켜 생태계 교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GM작물로 인한 종간 유전자 전이 가능성도 제기됐다. 고려대 식물분자유전학연구실 신정섭 교수는 “제초제에 저항성을 갖도록 조작된 GM옥수수 유전자가 잡초로 이동하게 될 경우 제초제에 죽지 않는 ‘슈퍼 잡초’가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GM작물을 심은 장소는 철저한 생장 방지 관리에도 불구하고 10년 뒤까지 새싹이 나는 것으로 밝혀져 GM작물은 지속적으로 토종작물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GM작물의 안정성 문제도 끊임없는 논란거리다. 1999년 실험에서는 GM옥수수를 먹은 닭들이 일반 사료를 먹은 닭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사망률을 보였고, 유전자변형 감자를 먹인 쥐가 심장의 크기가 줄어들고 뇌 또한 수축되며 면역기능이 현저히 약화된 연구 결과도 있다.

정부도 GM작물을 이용한 식품이 급증하자 원료에서부터 최종 제품까지 유전자 파괴 정도를 검증하는 새 검사 기준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손쉽게 GM식품을 알아 볼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시민모임 문은숙 기획처장은 “GM Free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GM Free 지역과 농산물을 보호하고 소비자들이 유전자를 변형하지 않은 식품을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