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미국 학교급식에도 안쓰는 ‘선진회수육’까지 수입 허용

미국 학교급식에도 안쓰는 ‘선진회수육’까지 수입 허용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05.22 18:29

ㆍ부산물도 함께…美축산업계 막대한 이익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로 새로운 수입위생조건이 시행되면 미국은 자국 축산업계 관계자들이 ‘환상적(fantastic)’이라고 표현할 만큼 막대한 이익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 정부가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미국인들이 거의 먹지 않는 내장 부위 등에 대한 수입규정을 대폭 완화한 데다 미국조차 학교 급식에서 사용하지 않는 햄버거 등 쇠고기 가공식품의 원료인 선진회수육(AMR)의 수입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로 미국 축산업계의 이윤은 보장된 반면 우리 국민건강이 희생된 것이다.

22일 보건의료단체 연합이 미국 학자들이 작성한 논문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미국에서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소장 등의 부위를 수출할 경우 미 축산업계는 2004년 기준으로 약 1억달러의 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일각에서는 내장 중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에 해당하는 것은 회장원위부(소장 끝부분)이지만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에서 갈비뼈 검출 등 수입위생조건을 위반한 사례를 고려할 때 내장에서 회장원위부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부분 냉동상태로 수입되는 내장에 대해 국내 검역과정에서는 육안검사로 확인해야 하지만 실질적인 검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고압기술을 사용해 뼈에 붙어 있는 육점 및 단백질 등을 회수하는 선진회수육(AMR)의 수입을 허용함으로써 미국 축산업계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게 됐다. SRM 또는 중추신경계 조직을 포함하지 않는 선진회수육의 수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미국은 소의 연령이나, SRM을 제거하는 것과 관계없이 학교 급식에서조차 선진회수육 자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신경세포가 활발하게 성장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해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회수육은 햄버거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쇠고기 가공식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미국이 살코기를 제외한 뼈있는 쇠고기와 내장 등 부산물 수출에 집착하는 것은 막대한 이윤이 보장돼 있기 때문”이라며 “살코기를 뺀 나머지 모든 부위를 수출함으로써 얻는 이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병선 건국대 교수(경제학)는 “한국이 광우병 위험성이 있는 미국산 소의 안정적인 소비처가 된다는 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이번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로 타이슨 푸드, 카길 등 다국적 농식품 복합기업들이 큰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도축장에서 쇠고기 가공장까지 적용되는 까다로운 수출 증명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없게 됐다. 미국은 일본, 멕시코, 대만 등 수출국 별로 수출증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미 쇠고기 협상결과 수입위생조건이 대폭 완화되면서 우리나라로 수출되는 물량은 사실상 이 프로그램이 필요없게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