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美 보험사 사생활 침해 논란

美 보험사 사생활 침해 논란
입력: 2008년 08월 04일 18:16:52
  

ㆍ2억명 처방 정보 담긴 ‘디지털 건강보고서’ 이용

미국의 보험사들이 고객 평가를 위해 방대한 처방전 기록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 “건강·생명보험사들이 미국인 2억명의 처방전 기록을 토대로 한 ‘디지털 건강 보고서’를 이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험사들은 전통적으로 개별 병원의 진료 기록을 일일이 찾아 열람함으로써 고객이자 환자의 위험성을 판별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제닉스(Ingenix)나 밀리맨(Milliman) 등 진료 정보 서비스 회사의 디지털 건강 보고서를 이용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의약처방 정보를 관리하는 ‘PBMs(Pharmacy Benefit Managers)’로부터 얻은 처방 정보를 토대로 각 보험 가입자들의 기대위험 수치를 계량화해 제공한다.

개별 진료 기록의 경우 수백달러 정도로 비싸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반면 처방 정보는 정확한 데다 저렴하기까지 해 보험사들이 선호하고 있다. 인제닉스는 지난해 총 13억달러(약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직까지 처방 정보 이용에 대한 법적 근거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처방 기록이 보험사로 흘러드는 것은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지타운대 보건정책연구소의 조이 프리츠 연구교수는 “대부분은 이 같은 정보가 수집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으며 연방정부의 규제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 취합·전달 과정의 투명성 없이 무단 사용할 경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지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