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을지로 점령한 3만 시위대… 작년 ‘촛불’이래 최대인파

을지로 점령한 3만 시위대… 작년 ‘촛불’이래 최대인파
소규모·산발적으로 움직인 시위대, 밤 10시 30분경 해산

[최종신 : 28일 밤 11시 15분]
“미디어법 강행하면 훨씬 많은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올 것”

밤 10시 30분이 되어서야 종로는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롯데 영플라자 앞을 점거했던 3만여 명의 시위대는 경찰 진압이 시작되자 명동성당으로 밀려 올라갔다. 일부 시민들은 “계속 싸워야 한다”면서 민주노총과 용산 범대위 측에 항의했으나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명동성당에서 1차 정리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도보로 다시 종로 쪽으로 이동했다. 숫자가 다소 줄어든 시위대는 그러나 종로3가~종로1가 사이 차도를 간헐적으로 점거하고 “이명박은 물러가라”, “용산진압 사과하라”, “국민에게 항복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충돌했다.

번번이 경찰의 진압에 막힌 시위대는 밤 9시 30분경 종각역 4번 출구 앞에서 다시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돌과 물병을 전경들에게 던지기도 했으며 간혹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경찰은 방송을 통해 “모두 채증했으며 반드시 엄벌에 처하겠다”고 경고했으나 시위대는 물러서지 않았다. 시위대는 밤 10시 30분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의 최종 해산경고가 있자 해산했다.

용산 참사 범대위와 언론노조, 민주노총의 대형 집회가 있었던 오늘은 지난해 촛불 정국 이후 최대 인파인 3만여 명이 모였다. 민주노총이 옛 삼성 본관 앞에서 경찰과 충돌한 뒤 을지로 쪽으로 행진을 시작하자 많은 시민들이 결합, 순식간에 3만여 명의 시위대가 신세계 앞을 지나 을지로로 행진했다. 이들은 오늘 ‘강한 저항’의 의미로 촛불도 들지 않았다. 경찰은 시내 곳곳에서 소규모, 산발적으로 움직이는 시위대를 쫓느라 줄곧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집회에 부인, 아이 둘과 함께 참석한 오현석(42·서울 자양동)씨는 “용산 참사에 대해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으면서 언론에 욕심내는 대통령에게 항의하기 위해 지난해 이후 처음 나왔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미디어법을 강행처리한다면 오늘보다 훨씬 많은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3신 : 28일 저녁 8시 20분]
최루액-색소 뿌리는 경찰… 뿔뿔이 흩어진 시위대

서울의 도심시위는 경찰의 적극적인 진압으로 인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대 2만 명을 헤아리던 시위대는 오후 7시경 태평로 삼성본관~한국은행 사거리~롯데백화점 영플라자까지 행진하는 등 작년 촛불시위의 열기를 재연하는 듯했지만, 경찰이 최루액과 색소를 뿌리며 공격적인 진압에 나서자 대열이 뿔뿔이 흩어졌다.

시위대는 수백 명씩 흩어져 명동성당과 을지로, 종로 등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이어갔지만, 경찰이 체포조를 꾸려 적극적인 검거 작전을 전개하자 세를 형성하지 못하고 해산했다. 명동성당 주변과 탑골공원, 보신각 등 인파가 몰릴만한 곳에는 경찰이 어김없이 배치돼 시민들의 움직임을 통제했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서 15~20명이 연행된 것으로 보인다.

[2신 : 28일 오후 6시 40분]
민주노총, 경찰과 충돌… 10여명 연행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용산참사 범대위와 언론노조의 연합집회가 끝날 무렵인 오후 6시께, 구 삼성 본관 앞에서 민주노총과 경찰이 충돌했다.

민주노총은 28일 오후 4시께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살인정권 규탄과 MB악법저지 전국 노동자 대회’를 개최한 뒤 차도를 이용해 마포대교 방향 등으로 가두행진을 벌였으며 서울역 근처까지 오는 동안 간헐적으로 경찰과 충돌했다.

서울역 근처에 다시 모여 행진을 시작한 민주노총 1만5000여 조합원은 YTN 사옥 앞에서 기습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이들은 500여 미터를 뛴 뒤 삼성 본관 앞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10여 명의 민주노총 조합원이 연행됐다.

경찰은 민주노총의 기습시위가 벌어지자 서소문 일대에 경찰병력을 촘촘히 배치하고 있으며 프레스센터 앞도 버스로 가로막고 있다. 남대문 경찰서장은 줄곧 해산경고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가운데 프레스센터에서 집회를 마친 유족과 범대위 관계자들, 시민들도 이쪽으로 합류하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 앞으로 서서히 다가서고 있으며 살수차도 대기 중이다. 시위대는 계속해서 “이명박은 물러가라”, “살인진압 사과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1신 : 28일 오후 4시]
경찰, 언론노조집회 원천봉쇄… 언론노조 “예정대로 한다”

28일 오후 4시부터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대회가 열릴 예정인 프레스센터를 경찰이 원천봉쇄하고 있다. 경찰은 전경 수백 명을 동원해 28일 오후 3시 무렵부터 프레스센터 앞마당을 장악했다.

또 다른 병력은 프레스센터 곳곳에 배치될 준비를 하고있다. 경찰이 오늘 결의대회를 원천 봉쇄할 뜻으로 읽혀진다.  

언론노조 관계자들은 “사유지 침범”이라면서 경찰 병력 철수를 요구하고 있으나 경찰 지휘관들은 계속해서 병력을 배치시키고 있다. 언론노조는 오후 4시부터 이 곳에서 예정대로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정권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와 민생민주국민회의가 공동주최하는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책임자 처벌과  MB 악법 저지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청계광장에서는 한 환경단체의 행사가 열리고 있다. 경찰은 아직 이 곳을 봉쇄하고 있지는 않으나 청계광장에서 프레스센터에 이르는 인도에 두 줄로 전경을 세워놨다.

을지로입구역, 을지로지하상가 등 지하도 입구에도 역시 10명의 전경이 조를 이뤄 경계를 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