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담당 검사가 ‘<PD수첩>은 반미종북주의 아니냐’고 하더라”

“담당 검사가 ‘<PD수첩>은 반미종북주의 아니냐’고 하더라”
<PD수첩> 측 반박 기자회견 …”언론자유 심대한 훼손”

기사입력 2009-06-18 오후 4:41:12

“담당 검사가 지난 4월 체포 후 수사과정에서 ‘<PD수첩> 프로그램은 반미 종북주의 아니냐’고 물었다. 나는 묵비권을 행사했지만 2009년의 현실에서 대한민국 중앙지검 검사가 <PD수첩> 담당 CP에게 이렇게 물어본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랐다”

문화방송(MBC) <PD수첩> ‘광우병 편’을 제작한 조능희 PD는 18일 검찰의 불구속 기소 발표 후 반박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김은희 작가의 이메일 내용을 공개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조 PD는 “검사가 김은희 PD의 메일을 읽어주며 질문을 하기에 변호사에게 ‘듣기 싫다. 개인의 사생활이 담긴 이메일을 읽어준 것은 부당한 인권침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면서 “검찰이 지금 수사하는 사건이 간첩사건인가 공안사건인가. 이는 담당 PD에게 작가의 사생활까지 캐물으라고 강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그 는 “사적인 메일 내용을 입증자료로 법원에 제출하는 것도 아니고 보도자료에 넣어서 작가가 마치 좋지 않은 사람처럼 몰고 가는 것은 정치적 제스처이지 법조인이 취할 자세가 아니다”라며 “이메일 내용 공개는 이번 검찰 기소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으로 정책 비판마다 ‘장관 명예 훼손’이라고 할 것인가”

조능희 PD와 <PD수첩> 제작진 측 변호인을 맡고 있는 김형태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한 반박 기자간담회를 했다. 김형태 변호사는 “정부 정책을 비판한 보도를 두고 담당 장관의 명예훼손이라고 하면 모든 언론들이 정부 정책 비판 보도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 알권리나 보도기관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위험한 기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은 모두 공적 관심사나 공익에 관한 보도의 경우 사인의 명예훼손보다 더 크게 언론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며 “더구나 <PD수첩>은 장관 개인의 비리 등을 지적한 것도 아니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정책의 문제를 보도한 것이다. 즉 기존 판결의 취지에도 정반대되는 기소”라고 비판했다.

그 는 “지난 1년 간 <PD수첩> 보도가 정당하다고 보여주는 사실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모든 정부부처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미국에서도 오바마 행정부 이후 모든 다우너 소에 대해 도축을 금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우너 소가 광우병 위험이 있다는 것을 미국 정부도 인정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조능희 PD는 검찰이 제기한 30가지 ‘왜곡’ 의혹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했다. 특히 그는 검찰이 “<PD수첩>은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와가 CJD라고 말한 것을 vCJD라고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는 지금이라도 전화하면 알수 있다”며 “검찰은 지난 1년간 무엇을 했나. 지난해 6월 20일부터 수사를 시작했으면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에게 전화해 ‘딸의 사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채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