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쌍용차 노조에 의약품 전달하려던 의사 등 연행

쌍용차 노조에 의약품 전달하려던 의사 등 연행
회사측은 정문 잠그고, 경찰은 강제 연행하고
09.07.22 15:38 ㅣ최종 업데이트 09.07.22 15:53         최경준 (235jun)


▲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이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을 점거농성중인 가운데 22일 오후 보건의료단체들이 식량, 식수, 의료진 차단 조치에 항의하며 물과 의약품을 농성중인 노조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도로를 점거한 불법집회라면서 참가자들 일부를 연행하고 있다.
ⓒ 권우성         


▲ 경찰이 참가자들 일부를 연행하고 있다.
ⓒ 권우성  

쌍용자동차 노조에 의약품과 음료수 등을 전달하려던 의사와 인권운동가가 경찰에 연행됐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의료·인권 시민단체 회원 50여 명은 22일 오후 평택 쌍용차 공장 정문 앞에서 ‘비인도적 단수, 음식물 반입 금지, 의료진 차단 규탄 및 공권력 투입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이날 도장공장에서 점거농성 중인 노조원들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있어, 의료품과 음료 등을 반입하고, 의료 서비스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이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을 점거농성중인 가운데 22일 오후 보건의료단체들이 식량, 식수, 의료진 차단 조치에 항의하며 물과 의약품을 농성중인 노조원들에게 전달하려하자 사측 직원들이 공장 출입문을 쇠사슬로 봉쇄하고 있다.
ⓒ 권우성         

그러나 회사측 직원들은 의료·인권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에 앞서 정문 출입문을 쇠사슬로 잠그고, 경찰이 지키고 섰던 자리에 자신들이 서서 시민단체의 출입은 물론 물품 반입 불가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경찰은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막 시작되자 “도로교통법을 위반했으니 즉각 해산하라, 그렇지 않으면 연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강행하자, 경찰은 즉시 병력을 투입, 마이크를 잡고 있던 재용(인권운동사람방)씨를 현장에서 연행했다. 경찰은 또 기자회견 대열 뒷편에 서 있던 이상윤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 기획국장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연행에 항의하는 시민단체 회원들과 경찰, 그리고 회사측 직원 간에 몸싸움이 벌이지기도 했다. 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권영국(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가 회사측과 경찰에 연행된 인사들에 대한 접견권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권 변호사는 “연행된 인사에 대한 접견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공권력 남용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법적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쌍용차 평택공장 도장공장에서 점거농성 중인 850여 명의 노조 조합원 중 200여 명이 진료를 희망하고 있고,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소화불량, 두통, 수면장애 등 스트레스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외상 및 타박상, 늑골 골절, 상완골 골절, 무릎연골 파열, 열상 등 중상자가 다수이며,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는 장기간 약품 반입 금지로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당장 후송이 필요할 정도의 중증 질환 환자도 많지만, 경찰의 체포협박 때문에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들 시민단체는 “회사측과 이명박 정부가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인도주의가 없다고 말하고 물과 식료품, 의료진을 막았을 때 이들은 노동자는 사람이 아니라고 선언한 것이며 한국사회의 최소한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송두리째 내던진 것”이라고 성토했다.


▲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이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을 점거농성중인 가운데 22일 오후 보건의료단체들이 식량, 식수, 의료진 차단 조치에 항의하며 물과 의약품을 농성중인 노조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우성


▲ 피켓을 들고 있는 의료진들.
출처 : 쌍용차 노조에 의약품 전달하려던 의사 등 연행 – 오마이뉴스